'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구호로 내건 베이징 올림픽 대회가 이틀 후면 17일 간의 열전을 모두 끝내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북한은 폐막식이 열리는 24일 벌어지는 남자 마라톤 경기만을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 등 6개의 메달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 이연철 기자,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 선수 63명 임원 71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인 1백34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는데요, 먼저 북한 선수단 성적부터 정리해 주시죠?

이= 네, 지난 12일 여자역도 63 kg 급에 출전한 박현숙 선수는 카자흐스탄 선수를 1kg 차이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또 닷새 뒤인 17일에는 여자 체조의 홍은정 선수가 도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북한에 두번째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또한 여자유도 52kg급에 출전한 안금애 선수는 은메달을 따냈습니다. 그리고 남자 유도 66 kg급의 박철민, 여자 유도 63 kg 급의 원옥임, 여자 역도 58kg 급의 오정애 선수가 동메달을 보탰습니다.

종목별로는 역도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 등 3개의 메달이 나왔고, 유도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가 나왔고, 체조에서 금메달 1개가 나왔습니다. 또 남녀별로는 여자선수들이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등 5개 메달로 동메달 1개에 그친 남자 선수들을 압도했습니다.

진행자 = 반면에,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선수들도 있었죠?

이= 네, 여자 유도 57 kg 급 경기에 출전한 계순희 선수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2회전에서 프랑스 선수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예선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은 물론 세계 주요 언론들도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았던 계순희 선수가 탈락하자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던 여자축구도 세계최강인 브라질과 독일에 잇따라 패하면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고 예선탈락했습니다.

이밖에 남자 역도 56kg 급의 차금철, 62kg 급의 임용수, 그리고 권투 60kg 급의 김성국 선수 등도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여자 유도 48kg급의 박옥성과 여자 양궁 개인전에 출전한 권은실 선수는 4강까지 올랐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해 메달 일보 직전에서 아쉽게 물러났습니다.

진행자 = 이같은 북한의 성적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 네, 북한의 이번 베이징 올림픽 성적을 결산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은 '절반의 성공'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성적 면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메달 2개를 따내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10개 이상의 메달을 따내 금메달 4개, 동메달 5개를 기록했던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뛰어 넘는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린다는 당초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참가한 8번의 올림픽 가운데 두번째로 좋은 성적을 거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 합니다.

또 한 가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 대부분 그동안 국제무대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북한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세대교체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진행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절하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네, 북한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 가운데 금지약물 복용이 드러나 메달을 박탈당한 첫번째 국가라는 점이 최대의 오점으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남자 사격의 김정수 선수가 금지약물 복용이 드러나 공기권총 50m와 10m 경기에서 획득한 은메달과 동메달을 박탈당함으로서 당초 목표 달성에 큰 차질이 빚어진 것은 물론이고 ,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는 점이 북한에는 더욱 중대한 타격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앞으로 4년 뒤에는 영국 런던에서 올림픽이 열리는데요, 이번 베이징 올림픽이 북한에 남긴 과제들로는 어떤 점들을 들 수 있을까요?

이= 네, 먼저 북한은 폐쇄적인 훈련방식을 버리고 국제무대 경험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계순희 선수 등 북한을 대표하던 선수들이 줄줄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것이나 김정수 선수가 금지약물 복용으로 메달을 박탈당한 것 등은 모두 북한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고립됨으로써 필요한 정보를 제 때 얻지 못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다음, 전통적 전략종목의 부진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이후 레슬링과 권투, 유도 같은 격투기와 사격, 마라톤, 탁구, 역도 등에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요, 이번에는 유도와 역도, 체조에서 메달을 따는 데 그쳤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전략종목 이외에도 보다 다른 다양한 종목들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 이런 가운데, 이번 올림픽은 최근 냉각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죠?

이= 그렇습니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한이 따로따로 입장하면서 오히려 남북관계가 경색됐음을 전세계에 알린 셈이 됐습니다. 남북한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처음 개막식에 공동입장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 크고 작은 국제대회 개막식에서 총 아홉 차례나 공동입장을 성사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공동입장이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