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객 총격 살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합동조사단은 기자회견을 갖고, 사망한 박왕자 씨는 식별이 충분히 가능한 시각에 피살된 것이 확실하다고 북한 측 주장을 거듭 반박했습니다. 합동조사단은 또 현대아산 측이 사건 발생 직후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려는 시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발표했습니다. VOA 서울의 강성주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합동조사단은 12일, 관광객 박왕자 씨는 사건 당일 새벽 5시 6분쯤 해수욕장 경계지점의 모래언덕을 지나, 5시 15, 6 분쯤 경계 모래언덕에서 북한 쪽으로 2백 미터 정도 들어간 지점에서 피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황부기 정부 합동조사단장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황부기 단장] "피격시간을 새벽 5시 16분으로 추정하는 것은 총소리를 듣고 시계를 보았다는 사람들의 진술이 대체로 05시15분 경으로 일치하고, 총성을 들은 직후 찍은 4번 사진의 카메라 시각이 국과수 감정 결과 05시 16분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황부기 단장은 따라서,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설명한 피격 시각에 대한 설명은 납득할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사건 직후인 지난 7월 11일 "당일 새벽 4시 50분께 경계 모래언덕에서 8백 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박 씨를 발견했고, 5백 미터를 도주한 박 씨에게 4시 55분에서 5시 사이에 총탄을 발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또 지난 8월 3일, 금강산 지역 군부대 대변인 명의의 특별담화를 통해, "날이 채 밝지 않은 이른 새벽의 시계상 제한으로 침입 대상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또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조차 식별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황부기 단장은 박 씨가 피살된 시각은 사건 당일 해가 뜨는 시각인 5시12분을 4분이나 넘긴 시각이어서 남녀 식별이 어려웠다는 북한 군의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황 단장은 박왕자 씨가 바닷가의 모래로 된 경계선을 넘어, 8백 미터를 갔다가 다시 뒤돌아서 5백 미터를 이동하기에 9분이라는 시간은 부족한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오늘 브리핑에 참석한 정부합동조사단의 조만기 수사부장은 현대아산이 관광객들에게 안전교육을 시키고, 순찰과 통제 등 적절한 안전활동을 했는지, 그리고 현장에 적절한 안전시설을 설치했었는지를 조사한 결과 현대아산 측이 관광객 신변안전을 위한 관리에 전반적으로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조만기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은 현대아산 측이 관광지역 이탈 금지 등 일반적인 주의사항 등에 대해서는 관광버스 안에서 몇 차례 구두교육을 했으나, 북한지역의 위험성이나 경계지역을 이탈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총격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교육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또 해수욕장 출입통제 시간인 밤 11시부터 새벽 6시까지 순찰이나 관광객 통제 등 안전 활동이 이뤄지지 않았고, 연두색의 경계 울타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바닷가까지의 30 미터 가량은 2005년 이후 높이 1, 2 미터 폭 4미터 정도의 모래언덕으로 그대로 방치해 두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조만기 수사부장은 지난 6월에도 관광객 1명이 이 모래언덕을 넘어 가는 사고가 있었는데도 현대아산 측이 사후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조만기 수사부장] "실제로 2008년 6월 7일 술에 취한 관광객 1명이 이곳을 넘어가, 북측 군인에게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사실이 있었으며 재발가능성을 고려해 충분한 재발방지책을 강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사후조치도 하지 않은 점이 확인됐습니다."

조만기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은 또 현대아산 측이 사건이 발생하자 뒤늦게 모래언덕 앞에 줄을 치고, 출입금지 표지를 부착하는가 하면, 직원 2명에게 연두색 경계 울타리가 해안선까지 설치돼 있고, 출입금지 표지판도 부착돼 있었다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하라며 진실 은폐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