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북한에서 귀환한 국군포로들의 남한사회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구체적인 적응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국군포로의 경우 탈북자들과는 달리 별도의 교육 과정이 없어 사회 정착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으로 귀환한 국군포로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교육과 의료 지원 등 제도적 지원이 강화됩니다. 국방부는 지난 6일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범 정부 차원의 국군포로 대책위원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논의하고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11일 밝혔습니다.

국방부 문성묵 군비통제차장은 "탈북자와 달리 귀환 국군포로는 별도의 교육 과정이 없었다"며 "대책위원회에서 국군포로를 위한 다양한 사회정착 프로그램과 민관 협력기관 설립 등이 주로 논의됐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탈북자들의 경우 하나원과 같은 위탁교육기관이 있어 국내 적응을 위한 준비가 이뤄지는 반면 국군포로를 위한 전담 교육기관은 없는 실정입니다.

이같은 현실을 감안해 정부는 금융 분야 등 국군포로들이 잘 모르는 분야를 배울 교육센터를 만들고 국군포로의 자립을 돕는 법인단체를 설립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입니다.

"체제가 다른 곳에 계셨던 국군포로의 경우 사회정착에 어려움을 겪으므로 그분들을 지원해주는 단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정부가 운영할지 민간이 할지는 논의 중입니다. 그분들에게 맞는 이른바 '맞춤형 지원'을 위해 국군포로를 전담할 수 있는 기관 설립 등을 검토하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국군포로들이 대부분 고령인 점을 감안해, '개인별 도우미제도'를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군포로들의 가사 문제나 건강 등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일종의 사회복지사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며 "탈북 국군포로 가족들도 적응프로그램 대상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방부는 아울러 북한에 있는 국군포로 귀환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입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정부는 국군포로 문제를 국가적 책무이행 차원에서 해결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며 "이 같은 대안들을 10월까지 검토해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에서도 국군 포로의 정착지원방안을 위한 입법에 나섰습니다.

3군 사령관 출신인 민주당 서종표 의원은 지난 달 29일 국군포로의 사회적응 교육과 재산상 보호 절차를 골자로 한 '국군포로 송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서 의원이 여야 의원 25명의 동의를 받아 대표 발의한 이 개정안은 국군포로에 지급된 지원금을 일정기간 양도하거나 담보 설정, 또는 압류 등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서종표 의원은 "북한 이탈주민들은 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으나, 국군포로에 대해선 제대로 된 보호장치가 없는 실정"이라며 "남한 사정에 어두운 국군포로들이 각종 사기사건에 연루돼 금전적 손해를 보는 일이 속출하고 있어 법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며 입법 배경을 밝혔습니다.

"국가를 위해 싸우다 남한에 귀환한 국군포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상이나 지원 대책이 미흡해 본인과 가족들이 많은 피해를 받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남한 실정을 몰라 주변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정착 지원금에 대해선 양도나 압류를 금지해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했습니다. "

국군포로가족회 이연순 대표는 "국군포로들이 고령인 만큼 정책 시행을 서둘러야 한다"며 "특히 국군포로들이 취약한 금융자산 관리에 대한 지원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은행 이용이나 통장 개설, 비밀번호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실정입니다. 지원금을 받아도 돈의 가치를 몰라 친척들에게 재산관리를 맡겨, 사기를 당하는 불상사도 많구요."

199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귀환한 국군포로와 가족은 각각 74명과 1백58명이며 이들에게는 국군포로의 경우 평균 5∼6억 원이, 국군포로를 북에 남겨두고 귀환한 가족에게는 5천만원 씩 지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북한에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국군포로는 5백60명 가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