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칸 사형수 논쟁

문) 지난 5일 저녁 텍사스 주에서 멕시코 국적의 사형수 한명이 처형됐는데요? 이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멕시코 양국 간에 그리고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요?

답) 네, 논쟁의 가운데 있는 사람은 멕시코 국적을 가진 호세 메델린 씹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1993년 당시 18살이었던 메델린 씨는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같은 폭력 조직의 조직원 5명과 함께, 당시 16살과 14살이었던 소녀를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이듬해 메델린 씨는 사형선고를 받았고요, 이후 5일 사형이 집행될 때까지 텍사스주 교도소에서 복역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하게 끝날 것 같던 이 사건, 복잡하게 얽히게 되는데요, 메델린 씨와 멕시코 정부가 이 사건과 관련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고 나섰기 때문이지요.

문) 어떤 이유로 제소를 했나요?

답) 체포 당시 메델린 씨는 멕시코 시민이었습니다. 1963년 체결된 '영사 업무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르면, 이 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외국인이 범죄를 저지르고 체포될 경우, 그 사실을 범죄자의 모국에게 알리고, 이 용의자가 자국의 영사를 접견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메델린 씨는 자신이 체포될 때 이같은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자신은 새로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이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이 내려졌을텐데요?

답) 이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는 메델린 씨와 멕시코 정부의 손을 들어 줬습니다. 그래서 메델린 씨를 포함해, 현재 미국 내에 있는 외국인 사형수 51명에 대해 재조사를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부시 미국 대통령, 일단 텍사스 주정부에 메델린에 대한 사형집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문) 그런데, 텍사스 주정부가 사형집행을 중지하라는 연방정부의 명령을 거절했죠?

답) 그렇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으시겠지만, 연방정부의 명령을 주정부가 거부할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부시 대통령의 명령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텍사스주 정부는 텍사스주 헌법과 법률을 따를 뿐 연방정부가 다른 국가와 체결한 어떤 조약에도 구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 연방 대법원도 지난 3월의 판결을 통해,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사법행위에 간섭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판결해서, 텍사스주의 조치를 뒷받침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연방정부가 주정부로 하여금 강제로 '비엔나 협약'을 지키도록 할 방법은 없나요?

답) 있기는 있습니다. 유일한 방법은 연방 의회가 주정부에 행정부의 명령을 강제하는 내용의 법률을 제정하는 것 뿐이라고 합니다.

문) 이런 텍사스주 정부의 조치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죠?

답) 먼저 메델린 씨의 변호인인 도널드 도노반 씨는 텍사스주는 미국 대통령이 전체 미국 국민을 대표해 다른 국가와 맺은 조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국제법 전문가들은 텍사스주 정부의 이런 조치가 해외에 살고 있거나 여행하는 미국인이 체포됐을 경우, 연방정부가 국민들을 보호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 이에 대해 주정부의 결정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먼저 텍사스 주지사의 대변인 앨리슨 카슬 씨는 주정부는 이들 범죄자들이 어디서 왔는지는 알 바가 없고, 다만 이들이 무고한 시민을 살해했다는데만 관심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주정부를 대신해 대법원 재판에 임했던 척 쿠퍼 변호사는 국제조약의 내용이, 연방정부에 대한 주 정부의 자율권을 보장한, 미국 헌법보다 우위에 설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래저래, 이번 메델린 씨 사형을 둘러싼 논쟁은 국제조약의 준수 여부를 넘어서, 연방 정부와 주정부 간의 관계와 권한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돼 가는 느낌입니다. 한편 사형집행을 몇 시간 앞둔 지난 5일 오후에, 유엔의 반기문 사무총장도 미국 정부에 국제사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 멜레닌 씨의 사형 집행을 중지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만, 무위에 그쳤습니다.


중학생에게 휴대용 컴퓨터 지급하는 메인 주

문) 자,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메인주에서 중학교 재학생, 전원에게 랩탑 컴퓨터, 즉 휴대용 컴퓨터를 지급한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답) 네, 메인 주는 지난 2002년부터 7학년생,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1학년생이죠, 이 7학년생 모두에게 휴대용 컴퓨터를 지급했고요, 이후 중학교 2학년생과 고등학교 재학생의 3분의 1일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휴대용 컴퓨터를 지급했습니다. 그래서 메인주에서는 매년 43,500명의 교사들과 학생들이 모두 싯가 600불, 한화로 6십만원에 상당하는 휴대용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 모든 학생들이 휴대용 컴퓨터를 갖게됐을 경우 교육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요?

답) 메인주 교육정책연구소의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의 80% 이상은 휴대용 컴퓨터 사용으로 학생들에게 문제를 더 쉽게 가르칠 수 있었고요, 학생들도 문제를 해결할 때나 숙제를 할 때 이 컴퓨터가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 휴대용 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얻어지는 또다른 효과로는 학생들의 학교 출석률이 높아진다고 하는군요.

문) 하지만 컴퓨터 사용이 언제나 긍정적인 효과만 보는 것은 아니겠죠?

답) 네, 어떤 경우든지 컴퓨터 사용에 수반되는 일반적인 문제들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일부 학생들은 컴퓨터로 공부는 안하고, 음란물을 본다든지, 채팅 그러니까 컴퓨터를 통해 다른 친구들과 얘기만 나눈다든가 아니면 인터넷 서핑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답니다. 또 막상 컴퓨터가 지급되도 이들을 잘 활용해야 할 선생님들이 컴퓨터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하네요.

문) 휴대용 컴퓨터가 학생들에게 지급된 후 학생들의 학업 성적은 어땠나요? 더 좋아졌을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답)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관계 기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외로, 컴퓨터 보급이 학업성적, 특히 시험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컴퓨터 보급에 대한 사람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비춰 봤을 때, 좀 엉뚱한 결과죠. 하지만 메인 주 교육당국자들, 일부 부정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런 휴대용 컴퓨터의 보급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아볼 기회가 적은 저소득층 자녀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아직까지 이런 휴대용 컴퓨터를 이용한 교육의 가능성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이런 컴퓨터 보급 정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