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꿈, 하나의 세계'를 구호로 내건 중국 베이징 올림픽 대회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올림픽에 사상최대 규모인 1백34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북한은 어제 선수촌 입촌식을 갖고 12년 만의 첫 올림픽 금메달 획득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선수단 관계자들은 올림픽 개막식 남북 동시입장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임을 내비치는 발언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금 베이징은 어디를 가도 올림픽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올림픽 열기가 고조되고 있죠? 먼저, 북한 올림픽 선수단의 선수촌 입촌식 소식 부터 전해주시죠?

네, 북한 선수단은 4일 오전 10시, 올림픽 선수촌에 공식 입촌했습니다. 선수촌 내 국기광장에서 거행된 이날 입촌식 행사는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선수촌장의 환영인사, 중국 어린이 합창단의 노래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박학선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김장산 단장을 비롯한 임원과 선수 41명이 이날 입촌식에 참석했는데요, 계순희 선수 등 메달 유망주들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진한 남색 상의의 회색 바지나 치마를 입은 북한 남녀 선수들은 입촌식이 끝난 뒤 밝은 모습으로 기념사진 촬영에 임했지만,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한국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한국 선수단은 오늘(5일) 입촌식을 가졌는데요, 남북한 선수단 숙소가 서로 마주보는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북한 선수단 숙소는 한국 선수단 숙소와 대각선 방향으로 불과 1백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북한 선수단 숙소 앞에는 대형 인공기가 걸려 있구요, 아파트 형태의 숙소 안으로 들어가면 3개의 방이 있고 방마다 2개의 침대가 설치된 2인 1실 구조로 돼 있습니다. 북한의 한 선수는 기자들의 질문에 만족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수촌 내에는 숙소와 식당 외에도 우체국과 은행, 미용실, 세탁소, 기념품점 같은 편의시설과 체력단련장, 수영장, 테니스장 같은 운동시설, 그리고 마사지룸, 인터넷 카페 같은 댄스클럽 등 위락시설들이 마련돼 있습니다. 아울러, 불교와 기독교, 가톨릭, 힌두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종교 활동을 위한 공간도 준비돼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선수들은 입촌식을 마친 뒤 곧바로 본격적인 현지 적응훈련에 들어갔는데요, 12년 만의 첫 금메달 획득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구요?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시드니 올림픽과 아테네 올림픽을 거치는 12년 동안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있는데요, 북한 관계자들은 특히 이번에는 유도 영웅 계순희 선수가 반드시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메달을 딴다 못딴다 말 못하죠. (그러나) 세계 유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은 계순희 선수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순희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을 딸 자신은 현재 99% 수준이며 나머지 1%가 반드시 넘어야 할 마지막 고비라면서, 금메달을 기어이 따고 말겠다는 신념과 배짱을 갖고 그 1%에 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사격의 김종수, 권투의 김성국,역도의 차금철, 여자체조의 홍은정 선수 등이 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여자축구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예선전에서 지난 해 월드컵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독일, 브라질과 한 조에 속해 있어 예선통과도 장담할 수 만은 없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12개 팀이 3개조로 나뉘어 예선을 펼치는 이번 올림픽에서 8강전에 나가기 위해서는 조별 리그에서 2위 안에 들어야 합니다. 만일 조 3위로 밀릴 경우에는 다른 조 3위들과 승점이나 골득실 차를 따져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북한은 일단 6일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하고 브라질이나 독일 가운데 한 나라를 물리쳐야만 예선전을 통과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됩니다. 북한 여자 팀의 주장인 리금숙 선수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북한 여자축구의 기적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개막식 남북한 동시입장 성사 여부 아닙니까?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성사가 불가능해 보이는군요?

그렇습니다. 한국 측은 개막식 직전까지 계속 북한과 공동입장을 타진해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베이징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의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북한 조선올림픽위원회의 박학선 위원장은 4일 선수촌 입촌식 직후 공동입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6.15 남북 공동선언을 깨놓고 무슨 체면으로 공동입장을 하려고 하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보다 앞서, 북한의 윤용복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도 지난 달 말 한국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10.4 선언이 먼저 지켜져야 한다"고 말해 현 상황에서는 동시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한국 측은 공동입장을 논의하기 위해 북한 측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고위급 접촉은 물론 실무급 접촉마저도 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북한 선수단 뿐 아니라 응원단도 이미 중국에 들어와 있는데요, 과거 응원단과는 좀 다르다면서요?

네, 그동안 관측통들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와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때처럼 젊은 여성들로 구성된 응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는데요, 지난 4일 밤 중국 선양에 도착한 1백70여 명의 북한 응원단은 대부분 남성이고, 중장년에서 노년층 여성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이들은 오는 6일 선양에서 열리는 올림픽 여자축구 북한 대 나이지리아 경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응원단은 올림픽 기간 중 북한 경기가 있는 베이징과 텐진 등 다른 지역을 돌며 현지의 북한인들과 함께 대대적인 응원을 펼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북한이 중국에서 열린 대규모 국제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한 것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 이후 두번째이고, 올림픽에 응원단을 파견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