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지역 명칭과 관련한 기준을 정하는 미국 연방정부 기관인 '지명위원회'가 지난 주에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 으로 변경하면서 이에 따른 파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측에 조속한 시정을 요구하기로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 먼저 미 지명위원회의 조치부터 설명해 주시죠?

네, 미 지명위원회는 1977년 7월14일부터 독도 명칭을 리앙쿠르 락스 (리앙쿠르 바위섬)으로 변경하고 독도와 독도의 일본 명칭인 다케시마 등은 별칭으로 규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한국령으로 표기했던 리앙쿠르 락스를 주권 미지정 지역, 즉 분쟁지역으로 변경한 것으로 지난 25일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지명위원회의 인터넷 웹사이트로 들어가 외국 지명 검색에서 '리앙쿠르 락스'를 입력하면, 독도가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분류돼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리앙쿠르 락스의 다른 이름 명단에서도 이전까지는 독도가 가장 위에 있었지만, 지금은 일본이 주장하는 다케시마 다음으로 밀려났습니다.

진행자) 얼마전 미 의회도서관이 독도의 검색어를 리앙쿠르 락스로 변경하려다 한국 정부와 재미 한인들로부터 부당하다는 의견을 들은 후 중단한 시점에서 미국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이 나와 주목되고 있는데요, 미 지명위원회가 이처럼 독도의 영유권을 변경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네, 미 지명위원회는 주미 한국대사관과의 접촉에서,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표기한 것은 단순한 자료정리 과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울러 지명위원회는 이미 1977년부터 독도를 리앙쿠르 락스로 표기하기 시작했음을 지적하면서, 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 간 분쟁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지명위원회의 이번 결정을 단순한 자료정리 차원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명위원회의 이번 조치는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일본의 전략에 부합하는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지명위원회 측과 독도 문제를 논의하면서도 영유권 변경과 관련해 사전에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미 지명위원회가 독도 대신 리앙쿠르 락스라는 지명을 사용한 지 30년이 넘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처음부터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명위원회가 외국 지명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는 미국 국립지리정보국의 외국지명 데이터 베이스에 외국 지명 참고기관으로 한국 기관은 단 한 곳도 등록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국 내 8개 기관과 49개국 관련 기관의 이름이 기재돼 자동 링크되도록 한  '지오넷 지명 서버'에 일본의 지리조사연구소가 등록돼 있고 심지어는 북한의 국립지리연구소도 이름이 올라 있지만 한국 기관은 단 한 곳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자, 지명위원회가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변경한 것은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나요?

네, 지명위원회는 미국 뿐 아니라 해외의 지명표기와 정책 등을 관장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공공기관들은 지명위원회의 지명표기 결정을 따르도록 돼 있습니다.

주미 한국대사관의 이태식 대사는 앞으로 미국 내에서 독도 표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가장 단적인 예로, 얼마전 미 의회도서관이 독도 관련 주제어를 변경하려다 보류하면서 지명위원회 등의 결정을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앞으로 미 의회도서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인 반크 측은 앞으로 10년 이내에 미국의 거의 모든 초중고 교과서와 세계지도도 다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까지 각 나라에서 국가 표준을 지정할 때 거의 미국을 따라가기 때문에 이 문제는 앞으로 20-30년 후에 전세계 모든 나라들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네, 이명박 한국 대통령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크게 분노하면서, 조속한 시일 내 원상복귀 되도록 노력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통상부도 28일 독도 관련 태스크포스 첫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독도 표기와 관련된 오류를 시정하고 정확한 표기를 홍보하는 안에 대해 집중 협의하고 미 지명위원회의 독도 영유권 표기를 원래 상태로 돌려놓는다는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야권은 물론 여당이 한나라당 내에서도 정부의 대응 능력에 구멍이 뚫렸다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태식 주미대사 등  외교안보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일단 책임자 문책에 앞서 원상 복구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을 정했는데요, 뜻대로 될 수 있을까요?

주미대사관 측에서는 외교적 노력을 다짐하면서, 미국 지명위원회가 분기마다 회의를 개최한다면서 이의를 제기하면 일단 재검토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명위원회의 공신력을 감안할 때 한번 내린 결정을 번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충분한 자료와 근거제시, 외교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일본 측의 대응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