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화제가 된 영화 '크로싱' 제작사가 시사회 등을 통해 모금한 돈을 한국 내 탈북 청소년 학교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영화를 만든 김태균 감독은 영화가 상업적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지만 시사회를 하는 과정에서 이 학교 학생들로부터 받은 감동을 잊지 못한다고 기부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영화 '크로싱'의 제작사 캠프 B는 25일 이 영화의 전국시사회 등을 통해 모금한 돈을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 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기부금은 전국 시사회 관객들이 참여해 모금한 1천2백만원과 가수 김장훈 씨가 기부한 1천5백만원 등 모두 2천7백만원입니다.

영화를 만든 김태균 감독은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이 학교에서 시사회를 갖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서 받은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고 기부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 친구들이야 말로 통일을 준비하는 가장 기초적인 단위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번에 시사회를 갖는 과정에서 만나면서 제가 감동이 참 많았습니다, 너무 너무 자기들의 삶을 이렇게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것을 통해서 어쩌면 치유가 되는 느낌 그런 걸 봤어요."

이 학교 조명숙 교감은 시사회 당시 영화를 보며 학생들이 보여줬던 반응을 떠올리며 영화사 측의 뜻밖의 선의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에 북한을 다룬 영화들은 자기들을 희화화 하거나 현상과 동떨어진 얘기를 했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서 자신들이 왜 아픈지, 왜 울 수 밖에 없는지, 또 때로는 자기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울기 싫어서 울지 않고 있는지를 영화가 너무 잘 설명해 줘서, 영화는 슬프지만 나는 행복해요 라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여명학교는 현재 50 명의 탈북 청소년들이 다니고 있는 대안학교로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부모나 친지가 없는 이른바 무연고 학생들입니다.

조명숙 교감은 "생계와 학업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의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이 학생들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교통비를 지원하는 데 기부금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영화 크로싱은 지난 6월26일 개봉된 이후 현재까지 90만 명 가량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김태균 감독은 "상영 극장 수가 크게 줄어 총 관객수는 1백만명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김태균 감독은 "상업적으론 실패한 셈이지만 극장 확보의 어려움과 남한사람들에게 불편한 주제였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관객 1백만도 소중하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또 어떤 분위기가 있느냐 하면 DVD를 통해서라도 더 많은 사람이 보게끔 움직여 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사실 투자사나 영화사 입장에선 큰 손해를 봤어요 현재로선. 하지만 이 영화 자체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올 연말까지 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