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청와대와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이 최근의 남북관계 경색 국면과 관련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는 문제를 놓고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대통령에게 대북 특사 파견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던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입장을 바꿔 대북 특사를 건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등 집권세력 내부의 소통 부재 문제가 또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나라당이 어제 대북 특사 파견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논평을 낸 지 하루만에 번복했다면서요?

네,그렇습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오늘 오전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북 특사를 제안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습니다.

"전혀,전혀 그런 이야기 한 일이 없습니다.그리고 이 대북특사 문제는 우리 당에서 한 이야기가 아니고 어떤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고 그 쪽에서 묻기에 좋은 아이디어다,이런 정도 동감을 표시한 것 외에는 없습니다."

차명진 대변인은 어제 브리핑에서 "박희태 대표가 최근 꼬인 남북관계를 풀고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에 대한 북측의 명백한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한나라당에 있는 정치인을 대북 특사로 파견하도록 이 대통령에게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한나라당 대변인이 대북 특사를 언급한 데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네,이명박 대통령은 23일 한나라당 대북특사 논평이 나오자,몇 시간 뒤 금강산 피격사건 진상조사가 우선이라며 대북특사는 당분간 필요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시점에서 대북 특사를 제안해도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텐데 굳이 특사를 제안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받아 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며 비무장한 여자를 뒤에서 총을 쏴 숨지게 한 것은 남북문제를 떠나 국가간 통상적 원칙에도 벗어나는 처사라고 밝혔습니다.

문) 그렇다면 대북 특사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네,한국 청와대는 오늘 대북 특사에 대한 한나라당 논평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는 적절하지 않지만 적절한 기회가 되면 다시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대북 특사는 새 정부의 구상에 있는 것으로,구상의 유효성은 인정하고 있으며 (남북간) 대화의 환경이 조성되는 시기가 되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핵심 관계자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제18대 국회 개원축하 연설을 통해 '전면적 남북대화'를 제안했다."면서 "이제 공은 북한에 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핵심 관계자는 다만 "북한이 최근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대북특사 제안을 해도 받아 들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잘라말했습니다.

문) 이에 대한 한나라당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네,한나라당은 소통 부재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금강산 피격 사건과 관련해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두고 한나라당·청와대간 혼선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에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대북 특사 건의를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에게 즉각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집권 여당으로서 충분한 협의를 한 뒤 건의해야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또 이명박 대통령도 특사 파견 건의를 듣고 즉각 거부하기보다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했어야 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문) 야당은 대북 특사 번복과 관련해 집권 여당 대표의 무책임한 발언을 성토했다죠?

네,그렇습니다.야당인 통합민주당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대북특사 제안에 이명박 대통령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박희태 대표가 특사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번복한 것은 한편의 촌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 "최소한 사전에 청와대와 협의 정도는 했어야 했습니다.당,청간의 대화부족과 인식의 차이만 자인한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민주당은 또 정부와 여당이 경색된 대북관계의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지도 의심스럽다면서 진지하고 책임있는 남북관계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