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8일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탈북자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처우와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최근 중국 당국이 일반 북한인들의 입국을 차단하고, 국경에서는 총살 당하는 탈북자들이 발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중국 현지 탈북자들의 상황을, 일본, 벨기에, 미국 등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들로부터 들어봅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내 탈북자들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3주 남짓 앞둔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고,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일본 도쿄에 본부를 둔 '북조선 난민 구호기금'의 가토 히로시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에는 중국 공안이 베이징 등 중심부로 연결되는 고속도로를 갑자기 막고 탈북자들을 단속하거나, 베이징 시내에서 통행자들의 신분증을 일일히 검사해 중국 내 탈북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토 대표는 특히 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역에서는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중국 국경수비대와 경찰 외에 중국 정보국 요원들까지 가세해 보안을 극도로 강화했다고 전했습니다.

가토 대표는 또 북한의 일반인들은 현재 중국 입국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가토 대표는 북한 당국이 발행한 이른바 '안전보장증명서'를 발급 받은 공산당원이나 외교관, 그 가족 등 제한된 인원만 북한을 떠나 중국으로 입국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북조선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모임'을 운영해 온 오사카 경제대학의 야마다 후미야키 교수 역시 최근 중국 내 탈북자들과 접촉한 결과 중국 공안의 감시가 심해져 집 밖으로조차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야마다 교수는 특히 탈북에 성공해 현지 주중 일본대사관의 보호를 받고 있는 일본 출신 탈북자들의 경우, 중국 정부가 출국허가증을 내주지 않아 발이 묶여 있다고 밝혔습니다. 예전에는 3개월 정도였던 이들의 대사관 보호 기간이 현재는 10개월 이상으로 길어졌다는 것입니다.

1959년 시작된 재일 조총련의 북송 사업으로 북한으로 갔던 재일 한국인들과 그들의 일본인 아내, 자식들이 최근 잇따라 탈북해 일부가 주중 일본대사관의 보호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야마다 교수는 중국 정부는 이들 탈북자들이 중국을 떠나 일본으로 돌아가면 대사관을 찾는 탈북자들의 수가 더욱 늘어날 것을 우려해 이들을 일본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본대사관 역시 다른 탈북자들을 추가로 받아들이기가 아예 불가능해졌다고 전했습니다.

야마다 교수는 탈북자들을 제3국으로 보내는 것은 중국 정부로서는 전혀 해가 될 게 없다며, 중국으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을 무조건 불법으로 몰아 본국 귀환을 막는 것은 중국 당국의 심각한 실수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의장은  국경에서 탈북자들이 총에 맞아 죽는 등 최근 상황이 너무나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숄티 대표는 탈북자들을 도와온 현지 인권단체 관계자들로부터 최근 북한 측 국경수비대가 국경을 넘으려는 북한주민 2명을 총으로 쏘아 죽인 것을 목격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숄티 대표는 특히 중국 공안이 국경에 숨어있는 탈북자들을 찾기 위해 집집마다 가택수색을 하는 등 현지에서는 상황이 너무나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국경 없는 인권'의 윌리 포트레 대표 역시 중국은 북한과의 국경은 물론 모든 국경 수비를 강화해 탈북자들과 티벳인 등 중국 내 시위를 벌이거나 중국의 이미지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소수민족들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고 말했습니다.

포트레 대표는 중국 당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인권유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탈북자들의 실상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경 없는 인권'을 비롯한 유럽의 인권단체들은 오는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유럽연합과 중국의 인권 관련 회담을 앞두고 탈북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처우 개선을 촉구하고, 올 해 말까지는 유럽의회가 탈북자 보호를 위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한편, 미국의 '블룸버그 뉴스'는 지난 15일 중국주재 북한 대사관으로부터 한국어로 된 문서를 입수했다며, 중국 정부가 상사 대표들과 정부 파견 직원을 제외한 북한인들에 대해 오는  31일까지 중국을 떠나 올림픽이 끝난 이후인 9월 말까지 돌아오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발효된 이 훈령에 따라 출국을 미루는 사람에 대해서는 벌금이 부과되거나 중국 재입국이 금지된다고, '블룸버그 뉴스'는 전했습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미국의 소리' 방송의 확인 요청에 대해 개연성이 있다면서도, 직접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