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오늘 (8일) 김일성 주석의 사망 14주년을 기렸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어도 북한에서는 생전의 그의 영향력을 각 분야에서 그대로 이어가는 이른바 `유훈통치'가 북 핵 문제 등에서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김일성 주석이 몇 년 만 더 살았어도 핵 문제에서 상당한 진전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1994년 7월 8일. 1948년 북한 정권 수립 때부터 북한을 통치해 왔던 김일성 국가주석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합니다. 당시 그의 나이 82살. 북한 당국은 김 주석이 사망한 지 34시간이 지난 7월9일 정오에야 `특별방송'을 통해 사망 사실을 발표했고, 북한주민들은 충격과 비통에 빠집니다.

사망한 지 14년이 지났어도 김일성 주석은 헌법상 북한의 "영원한 주석"으로 남아있습니다.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학의 한반도 전문가인 찰스 암스트롱 (Charles Armstrong) 교수는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사망한 사람을 "영원한 주석"으로 떠받드는 것은 "이상한 (bizarre)" 국정운영이라면서도, 김일성 주석은 그만큼 국가화합의 중요한 상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북한 지도부는 특히 김일성 주석의 사후 매우 어려웠던 시기에 그의 상징적 지도력이 나라를 단결시키는 데 중요하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김일성 주석의 업적이 여전히 감지되고 있고 북한 전역에서 그의 형상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아들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아버지처럼 절대적인 권력이나 흡인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우드로 윌슨 센터'의 이영종 연구원은 "영원한 주석"직은 "김일성이 이제 영원한 최고 지도자로서 김정일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지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영종 연구원] "그 자리를 비워놓는다는 건 김정일로서는 유훈통치를 하고 북한을 건국하는 데 여러 가지로 기여했던 아버지의 친구들 혁명 1세대들에 대한 충성 같은 걸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주민들에게 과시하는 효과도 있다고 봐야죠."

이 연구원은 김일성 주석은 다른 사회주의 국가에서 볼 수 없는 절대적인 지위를 사후에도 누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일성 주석은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고 김정일 위원장은 국가 지도자 자리를 이어받는 등, 후계 문제를 생전에 완전히 해결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권력승계가 완전히 이뤄졌어도 김정일 위원장은 아버지의 후광을 계속 업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남긴 훈계나 교훈 등, 유훈을 받드는 이른바 "유훈통치"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북 핵 문제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영종 연구원] "김정일 정권에 와서 미국과의 여러 가지 핵 협상이 이뤄지고 있지만 북한 관영매체에서 얘기하는 게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핵화, 핵이 없는 한반도는 김일성 수령의 생전에 유훈이었다. 그 것을 지금 실현하고 있는 걸로 이렇게 지금 가고 있잖아요."

이 연구원은 김일성 주석이 조금 더 살았더라면 "김정일 위원장 보다 강한 흡인력과 지도력으로 북 핵 문제를 추진력있게 다뤄서 상당한 진전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컬럼비아대학의 암스트롱 교수도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암스트롱 교수는 "김정일이 지도자로서 완전히 자리잡는 데 몇 년이 걸렸다"며 "미국과의 핵 협상에서 귀중한 시간을 잃어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김일성 주석이 몇 년만 더 살았어도 핵 문제와 관련해 보다 빠른 (speedier) 해결책이 나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