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이번 개각에서 최대 관심사였던 한승수 국무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임됐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장관 3명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단행했지요.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 안병만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장태평 전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습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는 한국외국어대 총장을 두번이나 역임한 행정학계 원로학자로 새 정부의 초대 총리후보로도 거론된 바 있습니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 장관 내정자는 경제기획원과 재경부 등에서 예산과 세제, 정책 등 업무를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입니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내정자는 여성 최초의 행정고시 합격자로 공직사회의 여성 관련 각종 기록을 갈아치워온 3선 정치인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애초 민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한승수 총리를 교체하고 장관 5∼6명을 바꾸는 중폭 이상의 개각을 검토했으나 최근 정국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 소폭으로 방향을 튼 만큼 민심을 제대로 달랠지 주목됩니다.

문) 감사원장 등 다른 고위직에 대한 인사도 있었죠?

네,이명박 대통령은 감사원장에 김황식 대법관을 내정하고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에 김대모 중앙대 교수를 임명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통령 특별보좌관직을 신설해 국민통합 특별보좌관에는 5선 의원 출신인 김덕룡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언론문화 특별보좌관에는 이성준 전 한국일보 대표이사를 각각 내정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이번 내각 개편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네, 이명박 대통령의 첫 개각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정치인과 전문관료의 부상입니다. 최근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맹형규 정무수석과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 정치인 기용으로 정무기능을 보완하고,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차관을 외교안보수석에 발탁하는 등 전현직 관료 출신을 대거 포진시켜 전문성을 강화한 조치의 연장선상으로 읽혀집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이른바 '고소영' (고려대,소망교회,영남권 인맥), '강부자' (강남 땅부자) 논란을 피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과 함께 지역안배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당초 중폭 이상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소폭 개각이 이뤄졌는데, 그 배경은 무엇입니까?

네, 무엇보다 청와대 참모진을 전원 교체한 상황에서 내각마저 많이 바꾸게 될 경우 국정운영의 양대 축인 청와대와 내각이 손발을 맞추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면서 또다른 국정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총선과 쇠고기 파동 등으로 내각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서 총리가 한번 더 책임지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어 "이번에 임명된 면면은 각 해당 분야에서 경험과 능력을 고루 갖췄다."면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이번 인사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한나라당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야당은 오만한 인사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한나라당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질이나 전문성, 도덕성, 지역 안배까지 모든 면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적절한 인사라고 평가했습니다.

통합민주당은 이번 개각이 국민의 요구를 무시한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물가가 폭등하는 식의 경제운용 실책 범한 현 경제팀 경질 꼭 필요하다. 특히 환율 정책실책 범한 마당에 경제팀 교체 없는 개각은 국민적인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대변인도 거국 내각을 구성해도 위기상황 극복이 쉽지 않은 마당에 소폭 개각은 국민을 또다시 실망시킨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정부의 소폭 개각은 국정 안정과 국회 정상화 의지가 없는 이른바 '국민 우롱 쇼'라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