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 서명한 '2008 추경예산법'은 북한의 비핵화 관련 비용 지출을 허가하는 대신, 국무부가 검증에 관한 보고서를 의회의 관련 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무부는 이달 중순 의회에 북 핵 검증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인데요,  김근삼 기자와 함께 2008 추경예산안의 북한 관련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이번 추경예산법에 북한과 관련해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이번 추경예산법을 보면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6자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미국 정부가 지출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인데요. 구체적으로는 북한에 비핵화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제재를 앞으로 5년 간 한시적으로 면제했구요, 또 6자회담에서 합의한 미국의 대북 에너지 지원 관련 비용도 따로 책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의회 차원에서도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계속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 의회에서는 그동안 북한의 비핵화 합의 이행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지 않았습니까? 대북 지원과 관련해서도 그동안 여러가지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현행 '글렌 수정안'에 따르면 북한에 대해서는 비핵화 비용을 지원할 수가 없습니다. 핵실험 국가에 대한 지원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6자회담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미국의 관련 예산 지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돼왔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요. 우선 지난 달 15일 하원에서 별도 법안으로 채택된 '무기수출통제법 개정안'에는 '글렌 수정안'의 제재를 면제하는 대신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위한 추가조건을 달았죠. 이 법은 현재 상원 외교위원회에 묶여 있습니다. 대신에 상원에서는 지난 달 22일 북한에 대한 제재를 면제한다는 내용만을 포함한 2008 추경예산 법안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이 다시 하원을 거치면서 강경파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북 핵 검증 부분이 추가됐습니다.

진행자: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의사를 통보하면서, 지정이 해제될 때까지 45일 간 검증에 관한 북한의 협조를 평가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재개될 6자회담에서도 검증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인데요. 미 의회에서는 검증과 관련해 어떤 요구를 하고 있습니까?

기자: 법이 발효된 후 15일 내에 국무장관이 6자회담 합의 내에서 북 핵 검증에 관한 보고서를 의회 관련 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상·하원 모두 외교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세출위원회가 관련 위원회가 됩니다.

시기적으로는 추경예산법이 지난 달 30일 부시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됐으니까요, 이 달 중순까지는 국무부의 북 핵 검증 보고서가 의회에 제출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는 어떤 내용이 담깁니까?

기자: 구체적인 내용은 보고서가 나와야 알겠지만, 북한이 공개한 핵 신고서가 완전하고 정확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입니다.

 

추경예산법도, 이런 부분과 함께, 북한과 합의한 모든 검증 방법을 보고서에 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정부가 북한의 6자회담 합의 이행 여부에 대한 확신을 앞으로 어떻게 유지할지도 설명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핵 신고와 검증에 대해 민감하고 핵심적인 내용들이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보고서 내용은 비공개로 다뤄집니까?

기자: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에 발효된 법에 따르면 보고서는 기밀이 아닌 형태로 제출돼야 합니다. 물론 일부 조항에 대해서는 기밀로 처리할 수 있도록 허용했는데요, 국무부 보고서가 의회에 제출되면 검증에 대한 미-북 간 합의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들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번 추경예산법에는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 비용도 포함돼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북한에 에너지 관련 지원을 위해 5천3백만 달러와 1천5백만 달러가 책정돼 있습니다. 앞서 부시 행정부는2008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북 에너지 지원을 위해 1억6백만 달러를 요청했었는데요, 지난 해 의회는 이 중 5천3백만 달러만 승인했었습니다. 이번에 나머지 5천3백만 달러와 또 그동안의 유가 상승분 등을 감안한 1천5백만 달러가 책정된 겁니다. 따라서 6자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에너지 지원 비용에 대해서는 전액 의회의 승인이 이뤄졌습니다.

북한의 핵 신고에 이어 이에 대한 검증이 중요한 의제로 부각되고 있는데요, 이 달 중순 미 국무부가 의회에 제출할 관련 보고서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김근삼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