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둔화가 전국적으로 계속되는 가운데 워싱턴 수도권 지역에선 두 얼굴의 경제 상황이 전개돼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워싱턴 수도권 지역의 중간 소득층과 그 이하의 비숙련 근로계층은 다른 어떤 지역 근로계층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는데, 한편에서는 연방정부와 관련된 대형업체들과 첨단기술 업체들은 경제둔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무풍지대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 전국 카운티들 가운데 최부유 카운티로 꼽히는 워싱턴 수도권 지역의 공립학교들이 초고유가 때문에 학교버스 운행 거리를 단축하는 바람에 학생들이 발품을 더 팔아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금', 오늘은 이 두 가지 소식에 관해 알아봅니다.


Q: 워싱턴 수도권 지역에서 두 얼굴의 희비가 엇갈리는 경제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A : 네, 한 마디로 미 연방정부 계약업체들과 특히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수행에 관련된 분야의 업체들 그리고 일부 첨단기술 업체들은 미 전국적인 경제둔화의 그늘 밖에서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의 최근 보도를 보면 일반 서비스 업종과 비숙련 분야 업종에서 실업이 계속되는 반면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은 업체들에서는 고용증대가 꾸준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의 경우 전국의 일자리 증가율이 0.3 %인데 비해 워싱턴 수도권 지역의 일자리 증가는 1 %에 달했다고 합니다.

Q: 미 연방정부 계약업체들이 주로 호황을 누린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업체들이 그런가요?

A : 워싱턴 수도권 지역에는 보잉사, 노드롭그루먼, 록히드 마틴, SAIC 등 미국의 10대 방위산업체들이 포진돼 있습니다.한 가지 예를들면 SAIC의 경우 시장이 대단히 호황이어서 매달 6백명 내지 7백명을 고용할 정돕니다. 미 전국적으로 지난 5월까지 다섯 달 동안 일자리가 계속 상실되고 최근 고교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들이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가운데 한 달 평균 0.5 % 수준으로 실업률이 증가했지만 워싱턴 지역에서는 매달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겁니다.

Q: 그리고 워싱턴 수도권 지역에는 첨단기술 분야와 법률 등 전문분야 직종도 많은 것 같은데요?

A : 네, 그렇습니다. 워싱턴에는 미국의 행정, 입법, 사법의 3부 기관들이 있기 때문에 변호사 등 법률 분야와 각종 전문직종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첨단기술 분야직종이라면 캘리포니아의 산호세-실리콘 벨리와 보스턴 지역이 먼저 떠오르게 마련인데 실은 워싱턴 수도권이 뉴욕에 이어 두 번째로 첨단기술 분야 업체들이 많이 밀집해 있는 지역입니다. 미국전자산업협회, AeA의 최신 자료를 보면 워싱턴 지역의 2006년 첨단기술 직종의 고용인력이 약 30만 명이었는데 이는 산호세-실리콘 벨리와 보스턴 지역, 텍사스 달라스 지역 등을 제치고 전국 10대 도시권 지역중 두 번째로 기록됐습니다. 워싱턴 지역의 고용인력 1,000 명 당 132명이 첨단기술 직종 인력이라고 합니다.

Q: 그렇지만 그런 첨단기술 전문직이 아닌 일반 서비스업 분야와 비숙련 생산직 분야 일자리는 워싱턴 지역에서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줄어들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군요.

A : 그렇습니다. 알기 쉬운 예로 레스토랑 등 요식업의 경우 워싱턴 지역의 고소득층을 제외하곤 대다수의 사람들이 긴축을 하느라 외식을 줄이기 때문에 매상이 줄어든 식당들에서 웨이트레스 등 종업원들이 감원당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런데다가 워싱턴 지역의 휘발유와 식품 가격은 다른 어떤 도시권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중간소득 이하 사람들의 재정적 어려움은 더 큰 형편입니다. 지난 5월 미 전국의 평균 소비재 가격 상승률이 4.2 %였는데 워싱턴 지역의 상승률은 5 %를 넘어섰고 가정용 전기 요금도 전국의 평균 상승률이 11 %인데 비해 워싱턴 지역에선 그 두 배도 넘는 28 %에 달했습니다.

Q: 그런데 워싱턴 수도권의 최상위 부유 카운티들에서는 치솟는 자동차 연료비 때문에 공립학교들의 학생 버스 운행이 단축되고 있군요.

A : 네, 그렇습니다. 미 전국 카운티들 가운데 5위권 안에 드는 몽고메리 카운티의 의회가 공립학교의 재정긴축을 위해 학생버스 운행을 단축, 감소키로 결정했습니다. 1천2백70 여대의 학생버스 운행에 드는 연간 디젤 비용이 2005년에 3백60만 달러였는데 지금은 그 보다 두 배나 더 늘어나고 내년에는 7백9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디젤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학교로부터 가까운 거리의 집에서 다니는 학생들은 도보로 등교케함으로써 버스운행을 단축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공립학교의 이 같은 학생버스 운행사정은 같은 최상위 부유 카운티인 페어팩스, 라우든, 프린스 윌리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젤 연료비를 1백만 달러 절약하면 교사 열 여섯 명을 채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