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문) 쇼(Show) 좋아합니까? 미국에서는 텔레비전에서 춤과 노래는 물론이고 소식을 전하는 것도 보여준다는 뜻에서 '뉴스 쇼'라고 하는데요. 오늘 북한 영변 핵 시설에서는 냉각탑을 파괴하는 '폭파 쇼'가 있었군요. 그 소식부터 알아볼까요?

답) 네, 북한 영변 핵 시설의 상징인 냉각탑이 27일 폭파돼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북한은 이날 오후 5시 미국과 한국, 중국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핵 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했습니다. 또 이 폭파 장면은 미국의 뉴스전문 텔레비전 방송인 CNN의 화면에 담겼습니다. 여기서 냉각탑이 폭파되는 소리를 한번 들어보시죠.

문) 저희가 텔레비전 방송이면 폭파 장면을 그대로 보여 드리면 되는데, 이렇게 '쾅'하는 소리만 들려드리니까 좀 실감이 안 나실 것 같은데요, 청취자들을 위해 폭파 장면을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지요.

답)냉각탑 폭파 행사는 이날 오후 5시 직후에 시작됐습니다. 아마 사전에 북측 기술자들이 냉각 탑 밑부분에 다이나마이트 등을 설치해 놓은 것 같은데요. 예정시간이 되자 '쾅'하는 소리와 함께 높이 20m의 콘크리트 냉각탑은 검은 연기에 휩싸였습니다. 또 연기 일부는 깔때기처럼 생긴 냉각탑 위로 치솟기도 했습니다. 몇 분 뒤 연기가 걷히자 그 자리에는 구부러진 철근과 크고 작은 콘크리트 조각만 어지럽게 널려있었습니다. 이날 미 국무부에서는 성 김 한국과장이 냉각탑으로부터 1 km떨어진 곳에서 이 장면을 지켜봤습니다. 성 김 과장 외에 국제원자력기구 (IAEA) 관계자, 그리고 각국 기자 등 10여 명도 폭파 장면을 지켜봤습니다.

문) 그런데 당초 폭파 장면은 생중계하기로 했는데, 생중계는 이뤄지지 않았더군요?

답) 그렇습니다. 당초 CNN이 폭파 장면을 전세계에 생중계 할 것이라고 알려졌는데, 그와 달리 생중계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일부 관측통들은 CNN의 위성 중계차 등이 반입이 안돼 중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냉각탑을 폭파한다는 것은 비핵화 2단계 일정에는 없었던 것인데요, 폭파가 이뤄진 배경과 의미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 관측통들은 냉각탑 폭파가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워장 간에 정치적 이해 타산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냉각탑 폭파 아이디어를 처음 낸 사람은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라고 하는데요. 힐 차관보는 미국의 대북 강경파 등을 의식해 과거 북한 핵을 동결만 했던 클린턴 행정부와 달리 부시 행정부는 핵 문제가 확실히 폐기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냉각탑 폭파를 추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한으로서도 냉각탑 폭파는 '남는 장사'입니다. 북한으로서는 이미 쓸모없는 냉각탑을 폭파해 자신의 핵 폐기 의지를 과시하는 한편 미국에 생색을 크게 낼 수도 있습니다. 또 미국으로부터 식량 지원 같은 실리도 챙길 수 있구요. 따라서 이런 미-북 간에 서로 정치적 이해가 맞아 떨어져 냉각탑을 폭파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문)국제사회는 북한이 핵 신고를 한 것에 대해서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인데요, 일본에서 열린 주요8개국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성명을 내놨다구요?

답)네, 27일 일본 교토에서는 주요 8개국 외무장관회담이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는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의장 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일본의 고무라 마사히코 외상은 북한의 핵 신고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한 진전으로 환영한다"며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문)주요8개국 외무장관 회담에는 미국의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참석했는데, 라이스 장관이 북한 핵에 대한 검증을 강조했다구요?

답)네, 라이스 장관은 이날 교토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의 핵 신고가 '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앞으로 검증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앞으로 45일 간 영변 핵시설에서 5메가와트 원자로와 핵 폐기물 시설 등을 철저히 검증해 핵무기 숫자 등을 밝혀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26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제 공은 의회로 넘어간 셈인데, 의회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미 의회는 부시 대통령의 테러지원국 해제 결정에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시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해왔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 결정을 환영하는 반면, 북한 인권을 중시해온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호보인 바락 오바마 의원은 "북한이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해제된 제재를 다시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공화당의 존 맥케인 후보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계속 해제할지, 한국과 일본의 우려 사안이 해소됐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