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참전 미군 포로가 북한에서 중국으로 이송돼 그 곳에서 매장됐음을 확인하는 문서가 최근 공개됐습니다. 한국전쟁 실종 미군 가족들은 이번 문서 공개를 계기로 실종된 수 천 명의 미군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제공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에서 중국으로 이송된 한국전쟁 미군포로는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중국 정부가 수 십년 동안 부인해 온 사실을 마침내 공식 인정했습니다. 북한으로부터 중국으로 이송돼 그 곳에서 사망, 매장된 한국전쟁 참전 미군포로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의 'AP' 통신은 중국 정부가 지난 2003년 3월 미국 측과의 회담에서 이 같은 내용을 미국 측에 알렸음을 확인하는 자료가 최근 입수됐다고 20일 보도했습니다.

자료에 언급된 미군 전쟁포로는 미국 북동부 버몬트 주 쇼어햄 출신의 리처드 G. 드소텔스 중사입니다.

버몬트 주의 한 작은 농촌마을 출신인 드소텔스 중사는 18살 때 미 육군 2사단, 제 2 기계화 대대 중대원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습니다. 1950년 12월 1일 그의 부대는 중공군의 엄청난 폭격을 받았고, 드소텔스 중사는 그 와중에 중공군의 전쟁포로가 됐습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드소텔스 중사는 다른 포로들과 함께 도보로 북한과 중국의 국경부근에 위치한 포로수용소 `캠프 5'로 도보로 이송됐습니다. 이후 국방부는 그가 1954년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오하이오 주 톨레도에 거주하는 리처드 드소텔스 중사의 남동생인 롤랜드 드소텔스 씨는 이 지역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형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체념했었다고 말했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3년 3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 회담에서 드소텔스 중사에 관한 9~10쪽에 달하는 기록을 미 국방부에 전하고, 그가 1953년 4월 정신병을 앓다가 1주일 만에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 2003년 5월 롤랜드 드소텔스 씨를 포함한 가족들에게 알렸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은 일반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다가 최근 롤랜드 드소텔스 씨가 이를 한 한국전쟁 관련 단체에 전달하면서 언론에 공개된 것입니다.

이렇게 공개된 자료는 한국전 미군포로와 관련한 지금까지 중국의 주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입니다.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실종자 담당국(Defense POW/ MIA Personnal Office)의 래리 그리어 공보실장은 중국은 지금까지 한국전 종결과 함께 모든 전쟁포로(POW) 문제가 해결됐으며, 어떤 미국인 전쟁포로도 북한에서 중국 영내로 이송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그러한 주장에 배치되는 자료가 공개됨으로써, 한국전쟁 중 미군 포로들의 중국 이송 여부 논란에 다시 불씨가 지펴지게 됐습니다.

특히 드소텔스 중사가 묻힌 곳으로 알려진 선양(瀋陽)의 한 도시는 미국 정보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이송돼온 수 백 명의 미군포로가 수감됐던 1개 이상의 포로수용소가 있었던 곳으로 설명돼 있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리어 실장은 미 국방부가 5년 전 드소텔스 중사에 관한 보고를 받은 이후에도 지금까지 중국 내 미군포로 문제 조사에 큰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았던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리어 실장은 중국은 주권국가로, 중국에서의 현장조사와 인터뷰 등은 중국의 허가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미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의 외교적인 경로를 통해 협조를 구하고 협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실종 미군 가족들은 지난 2월 체결된 미국과 중국 간의 군 정보 공유협약으로 한국전쟁과 냉전시대 실종된 수천 명 미군의 생사 확인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민감한 군 기록을 미국과 공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약에 서명한 이후 최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명시한 추가 협약을 미국과 체결했습니다.

그리어 실장은 이어 지난 2월 양측 간에 체결된 협약에 따라 1차 자료가 중국으로부터 수 주 내에 전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1차 자료를 전달받으면 미국은 중국이 미국에 제공할 수 있는 군 기록의 종류와 이를 바탕으로한 추가 정보 제공 여부, 그리고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지역 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