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 경제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각종 경제 지표들이 당초 예상보다는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많은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이 경제 지표와 미국인들의 현실 인식 간에 그같은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지금 오늘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 이연철 기자, 미국인들은 현재 미국 경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 단순히 나쁜 정도가 아니라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를 단적으로 반영하듯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를 보여주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거의 30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반면에, 미국 경제가 좋은 상태라고 말하는 사람은 단지 12%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지난 1920년대 말의 대공황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 그렇지만 현실은 좀 다르지 않습니까? 광범위한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 그처럼 비관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물론 경기 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금융시장 위기가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가능성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 경제는 지난 1990년과 2001년의  두 차례 경기침체와  비교해 볼 때  더 나은 상황이라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실업율은 비교적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국내총생산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공황 당시는 물론 1982년과 83년의 극심한 불경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금처럼 낮았던 1980 5월을 예로 들면, 당시 실업율은 7.5%에 물가인상률은 14.4%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실업율과 물가인상률은 각각 5.5% 4.2% 로 상대적으로 아주 낮은 상황입니다.

문) 지금은 2백만 명에서 3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던 지난 번 경기침체 때 보다 일자리 감소가 덜하고 물가도 덜 오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긴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 전문가들은 휘발유와 식품 같이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부문에서 물가가 폭등하면서 경제가 나빠지고 있음을 직접 피부로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업율이 5%에서 7%로 오르면 2%의 사람들이 추가로 영향을 받게 되지만,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거의 100%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주택가격 하락도 많은 많은 미국인들의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의 경기침체 때는 주식가격 폭락이 문제였지만, 당시 주식을 직접적으로 보유한 사람은 21%에 불과했던 반면, 현재 미국의 주택보유율은 68%이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 그런가 하면, 지금의 미국인들이 낮은 실업율과 비교적 안정된 물가에 너무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1980년대와 90년 대만 하더라도 1970년대의 두 자리 수 실업율과 물가 인상의 기억이 너무나 생생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경제에 대해 기대하는 것이 거의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동안 안정된 물가 아래서 번영을 누려온 미국인들은 낮은 실업율이나 물가 안정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상황이 조금 나빠졌는데도 불구하고 견딜 수 없을 정도라고  느끼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언론 보도를 중요한 원인으로 꼽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언론들이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에 집중함으로써 사람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인데요, 예를 들어, 주식 가격 폭락이나 실업율 증가 같은 것들은 집중적인 보도의 대상이 되는 반면에 그와 반대되는 일들은 덜 보도한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 경색도 미국인들의 불안을 부추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 그런데, 많은 미국인들이 이처럼 경제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 지출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면서요?

, 주택 가치가 사람들의 지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연구한 웨슬리 대학의 경제학자인 칼 케이스 교수가 흥미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케이스 교수에 따르면, 주식이나 다른 재산은  가치가 오르고 떨어지는데 따라서 소비도 늘어 나거나 줄어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주택은 좀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요, 주택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이 지출을 늘리는 것은 같지만, 주택 가격이 하락해도 소비를 줄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현재의 경제 상태에 대한 많은 미국 사람들의 비관적인 정서를 감안하면 소비 지출이 많이 줄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 지출이 크게 줄지 않은 것도 바로 그같은 요인 때문이라고, 케이스 교수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인들이 경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실제로 소비를 줄이는 일이 발생할 것을 많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분의 2에 이르는 상황에서 소비 지출 감소는 더 깊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