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년 간 남북교류 성과를 언급하면서 북한 측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데 이어 한국의 통일부는 오늘 북 핵 협상 진전에 따라 대북 협력도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이런 행보가 곧바로 북한의 호응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남북 당국 간 대화가 단절된 가운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남측 정부의 유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6일 한국의 통일부는 핵 문제 해결과 대북 협력을 병행 추진한다는 정부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서울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가진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비핵 개방 3천 구상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한 다음에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북 핵 해결 진전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비핵 개방 3천 구상이 선 핵 폐기, 후 협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진 측면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이 구상 가동 전이라도 인도적 지원과 경제협력 등 남북관계 발전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북 핵 폐기 전이라도 핵 문제 진행 상황에 따라비핵 개방 3천 구상을 가동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당국자는 또한 모든 남북 간 합의 중 이행되지 못한 것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남북 협의를 통해 이행 방안을 검토해 나가길 기대한다6.1510.4 선언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했습니다.

대북 옥수수 지원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이 계속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거나 공식적으로 거부한다면 세계식량계획(WFP)를 통한 지원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WFP가 실사 결과를 보고해 오면 정부가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국민적 합의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생각하고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해 식량 지원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론의 추이를 감안해 결정할 방침임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이 당국자는 현재 남북관계는 더 큰 발전을 위한 조정국면이라고 본다북한도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대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루속히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들어 대북 강경입장에서 변화 조짐을 보이는 한국 정부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난 5월 중순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 조치와 맞물려 한국 정부는 북한에 옥수수 5t 지원을 제안했고, '북 핵 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가 어렵다고 했던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진의가 왜곡됐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 장관은 이어 6.15 남북공동 선언 8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6.15선언과 10.4 정상선언 이행과 관련해 북한과 협의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과거 남북 간에 이뤄진 여러 합의, ,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등의 이행 문제에 관해 북한과 협의할 용의가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현충일인 지난6일 과거 정부의 남북교류 성과를 언급하며 북측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함께 추진할 교류와 협력사업에 대해 남북간 진지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남과 북은 그 동안 대화와 교류 협력을 꾸준히 이어갔습니다.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같은 남측 정부의 행보에 대해 북한이 당장 호응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적습니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미북, 북일 관계가 진전됨에 따라 급할 게 없다고 판단한 북한이 이른바 남한 정부 길들이기로 남측 정부의 기조변화에 응하지 않고 당분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도
최근 남측 정부가 보여준 유연한 행보가 남북관계에 돌파구로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며 한동안 교착국면이 이어지다 핵 폐기 2단계에 접어들며 국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북한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당국 대화에선 이명박 정부가 6.15 이나 10.4 선언을 완전 승계한다는 입장이 아니므로 북측이 현 정부에 대해 긍정적인 호응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국제 환경 면에 있어서도 현재 북한이 핵 문제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어, 남측의 이같은 제안이 근본적인 타협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