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장기 대기중이던 탈북자 2명이 13일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 3국에서 난민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55명으로 늘었습니다. 미국과 태국의 탈북자 소식통들은 양국 정부 사이에 모종의 합의가 이뤄진 뒤 5월 중순부터 탈북자들에 대한 신원조회와 면담 속도가 상당히 빨라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30대 초반의 태국 내 탈북여성 2명이 13일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국무부의 난민담당 관계자는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13일 현재 북한 인권법에 의거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 수가 총 55명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전날(12일) 통화에서 탈북 난민 수가 53명이라고 말해 13일 2명이 추가로 입국했음을 시사했습니다.

앞서 탈북 난민들을 돕고 있는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30대 초반의 탈북 여성 2명이 12일 태국에서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들어 태국에서 탈북자가 미국에 입국한 것은  폐암을 앓고 있던 이 모씨 등 가족 3명이 지난 4월초  들어온 이후 두 달여 만입니다. 이 씨는  투병 끝에 지난달 7일 숨졌습니다.

태국에는 현재 20~30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이 미국행을 위해 장기간 대기중이며, 13일 입국한 여성 가운데 한 명인 에스더씨는 2년 가까이 대기한 끝에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2006년 7월 태국에 입국한 에스더씨는 지난 4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7월 미국 대사관을 통해 모든 인터뷰와 신체검사를 마쳤지만 1년 가까이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많이 실망했어요. 왜냐하면 (미국으로 출발한) 첫째 팀이나 두번째 팀 모두 저 처럼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요. 빨리 못나가니까 많이 지루해요. 그래도 현실에 충실하려고 해요. 미국 가서도 어짜피 배워야 하니까 여기서 기다리는 동안 영어도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하지만 마음상으로 많이 지쳤어요.”

정체 기간이 길어지자 미국행을 기다리는 태국 내 탈북자들은 지난 4월 조속한 출국과 미국 당국의 책임있는 설명을 요구하며 단신 농성을 벌인 바 있습니다.

미국 안팎의 인권단체 연대인 북한자유연합과 조선위원회 등은 탈북자들의 대기 기간이 장기화되자 사막 순다라벳 태국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탈북자들의 조속한 출국 허가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태국 탈북자 문제에 정통한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의회 차원에서 탈북자들의 미국행이 지연되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말한 것과 인권 단체들의 계속되는 서한으로 지난 5월 미국과 태국 정부 사이에 모종의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사안의 민감성 문제로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태국 당국이 탈북자 면담과 출국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이에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태국내 탈북자 소식통들은 5월 중순부터 탈북자들에 대한 신원조회와 면담 속도가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13일 탈북자 소식통을 인용해 태국 정부가 미국행 탈북자를 한국으로 추방하는 형식을 취한 뒤 한국의 인천공항을 경유해 미국으로 가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이런 절차 때문에 미국행 탈북자들의 정체 현상이 빠른 시일 안에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13일 입국한 에스더씨 등 탈북자 2명 역시 인천공항을 경유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4년 북한 인권법이 발효된 이후 2005년-2006년 회계연도에 9명, 2006년-2007년 회계연도에 22명, 그리고 지난 2007년 10월부터 13일 현재 24명의 탈북자를 태국과 중국, 필리핀, 몽골 등지로부터 받아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