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22일 한국의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기로 돼 있는 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 축구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남북한전을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열자고 또 다시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대한 축구협회는 수만 장의 입장권 판매까지 이뤄진 마당에 제기된 북측의 이 같은 주장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월드컵 축구 남북전의 개최 장소를 놓고 또다시 시비를 걸었습니다.

한국의 대한축구협회는 “북한의 개성에서 10일 가진 월드컵 3차 예선 6차전과 관련한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한의 조선축구협회가 제3국 또는 제주도 개최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자 북측은 자신들의 입장을 추후 통보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이원재 부장입니다.

“다음에 그 쪽에서 서면으로 입장을 보내주겠다는 상황이거든요, 조속한 시일 내에 서면으로 답변해주겠다 이렇게 내려보낸 건데요, 저희들은 이미 상암운동장 입장권까지 판매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북한 측은 당초 국제축구연맹,FIFA에 한국의 홈경기로 열리게 돼 있는 이번 남북전의 개최장소를 제3국에서 열 것을 요구했다가 지난 달 FIFA로부터 “규정에 따라 22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겠다”는 최종 통보를 받은 바 있습니다.

FIFA는 이에 따라 심판과 경기감독관을 이미 배정했으며 대한축구협회도 월드컵 경기장 입장권 판매에 들어가 현재 3만5천 장 가량이 팔린 상태입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북한 측은 ‘서울 이외의 장소에서 개최’할 것을 요구한 이유로 최근 계속되고 있는 서울 도심의 촛불집회로 인한 북한 선수단의 안전 문제를 들었습니다.

대한 축구협회 이원재 부장은 이에 대해 “FIFA 규정상월드컵 지역 예선 경기의 개최장소는 홈팀측이 결정할 문제로 협의할 사안이 아니”라며 “ 더욱이 안전문제는 이미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국제적으로 검증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개최장소 변경을 끝내 고집할 경우 FIFA는 북한의 0 대 3 몰수패를 선언하게 됩니다. 또 FIFA의 결정에 따라선 한 경기 몰수패에 그치지 않고 아예 북한의 이번 월드컵 출전권을 빼앗을 수도 있다는 게 축구 관계자들의 얘깁니다. 대한축구협회 이원재 부장입니다.

“FIFA에서 아무래도 징계를, 회의를 할 거에요, 우리 상벌위원회 있듯이, FIFA에서 그런 것을, 특별한 사유없이 안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징계가 내려질 거에요, 그렇게 되면 최악의 상황에는 그런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얘기죠”

북한의 거듭되는 개최지 변경 요구에 대해 한국 축구계 일각에선 북한이 오는 14일 요르단전 승부 여하에 따라서 남북전을 포기해도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권을 딸 수 있기 때문이라는 흥미있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월드컵 3차예선 3조에서 같이 2승2무 승점 8로 동률인 한국에 골득실에서 뒤진 2위에 머물러 있지만 이번에 홈경기로 열리는 요르단전에서 승리할 경우 22일 남북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2위로 최종예선 에 진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북한이 치러야 할 대가도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FIFA 규정에 따라 몰수패에 따른 벌금으로 한국돈으로 환산했을 때 3천9백만원 정도를 물어야 하고, 서울 월드컵 경기장 입장권 판매분에 대한 손해도 배상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경기에 대한 기권 혹은 거부 사유가 적절치 않다고 FIFA가 판단하면 월드컵 출전권 자체가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이원재 부장은 “북한 측도 이번 경기를 거부할 경우 불이익이 무엇인지를 잘 알 것”이라며  북한이 결국 이번 서울에서의 남북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3월 평양에서 치르기로 한 3차예선 2차전 남북한전을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허용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홈경기 이점마저 포기한 채 중국 상하이로 옮겨 치른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