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북한과의 핵 협력 의혹을 받아온 시리아 내 시설 현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돼 온 북한과 시리아 간 비밀 핵 협력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지 주목됩니다.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먼저 IAEA 조사가 이뤄지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 주시죠?

답) 네, 이스라엘이 지난 해 9월 시리아에 있는 핵 개발 의혹 시설을 공습했고, 얼마 후 이스라엘과 미국 언론들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 시설이 북한과의 협조로 만들어진 핵 시설이라고 보도하면서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설이 불거졌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관련국들 간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정확한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은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된 IAEA 이사회에서, IAEA 사찰단이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시리아를 방문해 의혹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IAEA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시리아 건물이 핵 원자로였다는 주장에 관한 정보를 지난 4월에야 제공받았다면서, 이후 시리아 측과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시리아를 방문하는 문제를 논의해 왔으며, 이번에 시리아가 일정에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엘바라데이 총장은 시리아 방문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판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 네, 엘바라데이 총장은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에 관한 정보를 너무 늦게 IAEA에 제공한 점을,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공습 자체를 비판했습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의혹 시설에 대한 정보가 적절한 시간 내에 IAEA에 제공되지 않았으며, IAEA가 사실을 확인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무력이 사용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엘바라데이 총장은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설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면서도, 시리아는 모든 핵 시설의 계획과 건설에 대해 IAEA에 보고할 의무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문)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관련국들의 주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지 않는데요, 먼저 미국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답) 미국 정부는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백악관의 대나 페리노 대변인은 지난 4월24일, 북한이 비밀리에 시리아의 핵 활동에 협력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페리노 대변인은 시리아는 2007년 9월6일까지 풀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원자로를 동부지역 사막에 비밀리에 건설 중이었다면서, 시리아는 이 사실을 IAEA에 신고하지 않았고, 시설이 파괴된 이후에는 신속하게 증거를 없앴다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마이클 헤이든 미 중앙정보국 CIA 국장은 미 의원들을 상대로 비공개 브리핑을 했는데요, 이스라엘이 폭격한 시리아 핵 시설 사진과 현장에 북한 사람들이 있는 모습을 보여 줬으며, 시리아 원자로의 설계와 연료봉 숫자 등이 영변 원자로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점 등을 설명했습니다. 

미국 의회는 부시 행정부의 뒤늦은 정보 공개를 비판했지만, 정보 관계자들은 공개가 지연된 것은 중동 지역에서 대결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과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설에 대한 정보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문) 반면, 당사국인 시리아와 북한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네, 두 나라는 처음부터 핵 협력설을 부인해 왔습니다. 이마드 무스타파 워싱턴주재 시리아 대사는 지난 4월25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과 관련해 CIA 가 제시한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무수타파 대사는 부시 행정부가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허위로 꾸며내고 조작한 전례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리아는 불법적이거나 국제적으로 금지된 활동에 북한과 연계돼 있지 않으며, 평화적 목적을 위한 핵 기술 확보 계획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도 같은 입장인데요,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지난 3월 제네바에서 열렸던 미-북  수석대표 회동 당시 '시리아와의 핵 협력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동안 시리아와 북한 간 핵 협력설에 대해 판단을 유보해 왔던 IAEA가 시리아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벌이면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을 텐데요, IAEA의 조사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답) 아직 IAEA나 시리아 측으로부터 정확한 설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일단 IAEA 사찰단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시리아 시설이 북한의 도움을 받아 비밀리에 건설 중이던 핵 원자로였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엘바라데이 총장은 IAEA 사찰단이 현장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인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시리아 방문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사찰단원들이 그 시설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시리아에  적어도 2~3개의 다른 핵 시설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또다른 의혹에 대한 조사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시리아 방문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리아의 전면적인 협조를 촉구한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번 IAEA 조사의 관건은 시리아의 협조 여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주미 시리아 대사관 측은 이에 대한 `미국의 소리' 방송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문) 엘바라데이 총장은 2일 개막된 IAEA 이사회에서 북한 내 핵 시설 불능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지요, 그 내용도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엘바라데이 총장은 IAEA는 북한의 요청으로 지난 해 7월부터 영변 핵 시설의 폐쇄와 봉인 작업을 감시 검증하고 있다면서, 불능화 작업도 관찰하고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지금까지 영변 원자로의 폐 연료봉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추출됐다며, 추출된 폐연료봉과 나머지 3분의 2의 폐연료봉들은 IAEA의 봉쇄와 감시 아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불능화 작업 중 추출된 핵 물질도 IAEA의 봉쇄와 감시 대상이라면서,  하지만 IAEA는 핵 시설 불능화 작업에 참여 요청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진전상황에 대해 말할 입장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