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종교 사회 지도자들이 오늘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대한 20만t의 긴급 식량 지원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회견에서 춘궁기를 맞은 북한에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긴급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문규 우리민족서로돕기 운동 상임대표, 이선종 원불교 서울 교구장, 소설가 김홍신 씨, 윤여준 전 국회의원 등 한국의 종교 사회 지도자 29 명은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식량난 구호를 위한 식량 20만t 긴급 지원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북한은 연이은 대홍수로 인한 수확량 감소와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 지원 단절, 국제 곡물가격 급등 등으로 식량부족 사태가 더 심각해져 영양실조로 하나 둘씩 죽어가는 사람들이 마을마다 매일 생겨나고 있다”며 대규모 아사 사태를 우려했습니다.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 “이 상황은 90년대 중반의 대기근으로 3백만 명이나 아사한 고난의 행군 시기와 아주 흡사합니다. 그 때는 우리가 그 참상을 제때에 몰라서 늦게 대응하는 바람에 3백만 명이나 되는 아까운 목숨을 희생시켰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아사의 위험을 빨리 알았으니 다시는 그런 참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이들은 “미국이 50만t의 식량을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식량이 도착하는 데 2-3개월이 걸려 춘궁기인 6-7월 새 수십만 명이 굶어 죽을 수 밖에 없다”며  “그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한국 정부의 긴급 지원 밖에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특히 “북한이 한국 정부를 비난하더라도 동포애와 인류의 양심으로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비무장지대(DMZ) 생명평화동산 추진위원회 정성헌 공동대표] “6,7월 춘궁기에 굶어 죽어갈 사람을 구하려면 두 달 동안 필요한 60만t 중 최소 20만t을 긴급하게 지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미국에서 식량이 올 때까지, 햇곡식이 나올 때까지 죽이라도 끓여 먹고 목숨을 연명하면서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버틸 수 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북한의 식량난 실태를 전하는 탈북자 등의 동영상 증언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 탈북한 함경북도 출신 여성 탈북자입니다.

“산에 가서 산에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풀 뜯어 먹느라구요, 산에 나시라든가 돼지들이 먹는 풀이 있습니다. 돼지들도 많이 먹으면 설사한다는, 그런 풀들을 뜯어다가 죽이랑 쒀 먹고, 그렇게 먹고 설사병 걸려서 죽는 사람도 있고, 굶어서 영양실조로 굶어 죽는 사람도 있고, 올해는 엄청 바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