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이 미국과 북한 간 기술전문가 회의 이후로 늦춰지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와 6자회담 재개 등 북 핵 관련 일정에도 변경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북한의 핵 신고를 비롯한 앞으로의 주요 일정 등을 서지현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 시기에 대해 당초 이번 주나 늦어도 다음 초로 예상이 됐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베이징에서 열린 미-북 간 6자 수석대표 회담 이후 일단  예상보다 많이 늦춰진 것 같습니다.

답 :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28일, 앞으로 몇 주 안에 전문가 회의가 열려 핵 신고 검증과 관련한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북한이 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한동안 북한 핵 문제 해결 진행에 가속도가 붙는 듯 하더니, 또 한 차례 제동이 걸린 듯한 느낌입니다. 구체적인 시간표 또한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베이징에서 열린 미-북 6자회담 수석대표 간 양자회담 이후 힐 차관보는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발표할 만한 시간표를 마련하지는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북한의 핵 신고 전에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은데요. 

첫번째 일정은 미국과 북한 측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기술 전문가 회의입니다. 힐 차관보에 따르면, 회의 개최 시간과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6월 초에 전문가 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문 : 현재 미국 전문가들이 북한이 이달 초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에게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 측과의 전문가 회의는 미국의 일차적인 자료 검토 결과를 기초로 하겠군요.

답 :  성 김 과장은 지난 8일 북한을 방문해 1만8천8백22 쪽, 3백14권 분량의 핵 관련 자료를 갖고 12일 워싱턴으로 돌아왔는데요.   이미 미국 측 전문가들에 의한 일차적인 검토 작업이 시작됐지만, 문서가 모두 한국어로 돼 있어 영역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증팀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꾸려졌으며, 전문가들과 국무부, 국방부, 에너지부 등의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 측은 북한 전문가들과의 합동회의에서 1차 검증 결과를 토대로 한 추가 자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성 김 과장은 북한은 앞으로의 핵 신고 검증 과정에서 다른 시설에 대한 관련 문서들도 계속 제공할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다음 달 열릴 미-북 전문가 회의에서는 문서 뿐만 아니라 현장실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성 김 과장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검증 작업은 문서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북한의 모든 핵 시설에 대한 현장실사와 표본조사, 관계자들과의 인터뷰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 당초 북 핵 6자회담은 북한이 핵 신고를 한 이후 개최될 예정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일정 역시 바뀔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답 :  힐 차관보는 북한이 핵 신고서를 제출하기 이전에 북 핵 6자 수석대표 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힐 차관보는 29일 러시아로 출발하기에 앞서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6자 수석대표 회담이 조만간 개최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면서, "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수석대표 회담 개최가 가능한지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이 기술 전문가회의 전후로 열린다면, 성 김 과장의 예상대로 북한이 미국 측에 제공한 1차 자료 추가 실사의 방법이 이 6자회담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성 김 과장은 지난 13일, 검토 작업 진행과 함께 북한이 제공한 문서를 6자회담 참가국이나 미 의회와 어떻게 공유할지 결정할 것이다, 특히 의회에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보고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정이 늦춰짐에 따라 국무부 측의 의회 보고는 미국 정부와 북한 정부의 기술전문가 회의 이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 : 예상했던 일정들이 이처럼 미뤄지면서 올해 안에 북한 핵 문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될 가능성은 낮아졌군요. 힐 차관보도 난항을 예상했지 않습니까.

답 : 그렇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비핵화를 마무리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모든 것을 마무리 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며, 올해 말까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6자회담 당사국들의 당초 목표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임을 내비쳤습니다.

북한이 핵 신고를 한 이후 일정도 다른 변수들이 많아 늦춰질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핵 신고 전후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절차에 착수하는 미국 정부의 계획 역시 당연히 미뤄졌는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부시 행정부가 어느 정도 추진력을 갖고 이후 절차에 임할지, 또 의회가 어느 정도 움직여줄지가 관건입니다.

또한 일부에서는 오는 6월 말 선진 8개국 G 8 외무장관 회담, 또 7월 초 G 8 정상회담 등 큰 외교 행사들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6자회담 재개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핵 신고를 비롯한 북 핵 6자회담 개최 전망과 향후 관련 일정 등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