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 3단계에서 플루토늄 시설만을 폐기한다는 입장이라고 최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전직 미국 국무부 관리가 말했습니다.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어제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북한의 핵 협상 당국자들로부터 이같은 입장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3단계에서는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이 검증가능하게 폐기돼야 한다는 미국 측 입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미국과 북한이 6자회담 2단계 조치를 마무리 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비핵화 3단계 조치에 관한 미-북 간 해석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달 하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워싱턴 소재 한미경제연구소의 잭 프리처드 소장은 민간 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30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북한은 3단계에서 오직 플루토늄 관련 시설만을 폐기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는 3단계에서 모든 핵 프로그램이 검증가능하게 폐기돼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조지 부시 현 대통령 집권 1기에 국무부 대북교섭 전담 대사를 지낸 프리처드 소장은 “북한 당국자의 입장은 매우 분명했다”며 “3단계는 경수로를 대가로 오직 플루토늄 시설만을 해체하는 것이며, 무기용 핵물질과 핵무기, 인권 문제, 미사일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프리처드 소장은 30일자 ‘워싱턴포스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은 핵을 보유한 북한에 익숙해져야 하며, 미-북 관계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정상화된 뒤에야 핵무기를 포기한다”는 것이 북한 당국자의 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프리처드 소장은 지난 달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 동안 북한을 방문해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리근 미주국장 등을 만났습니다.

한편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세미나에 참석한 조셉 디트라니 미 국가정보국장실 대북 담당관은 프리처드 소장의 발언에 대해, 미국 정부의 입장은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담당관은 “북 핵 3단계에 대한 나의 이해는 프리처드 소장의 이해와 다르다”면서 “3단계 해체는 당연히 포괄적이며, 모든 핵 프로그램의 검증가능한 해체를 포함한다”고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담당관은 이어 “이는 지난 2005년 9.19 공동선언에 명시돼 있고, 2007년 10.3 공동성명도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3단계에서는 핵 해체 뿐만 아니라 인권 문제 등이 함께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디트라니 담당관은 “3단계는 미-북 간 관계정상화를 포함하며, 관계정상화로 가기 위해서는 인권과 일본인 납북자 문제 등을 다뤄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북한에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미 국무부 관리들이 프리처드 소장의 관련 보고서 내용을 일축했다면서, 북한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갖기 위해 민간 전문가들에게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는 국무부 관리의 말을 전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