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관계 냉각에 대한 우려와 한-중 관계 약화로 한반도 안보상황이 다소 불안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삼성경제연구소는 한반도 안보의 현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판단을 보여주는 ‘한반도 안보지수’ 결과를 오늘 발표했는데요, 이번 조사결과는 남북관계 경색과 한-중 관계 약화라는 부정적 요인이 미-한 관계 개선이라는 긍정적 요인보다 큰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새 정부 들어 한반도 안보환경이 다소 불안정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미국과 한국 등 안보 전문가 4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한반도 안보지수(KPI)’를 작성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올 2분기 한반도 안보환경을 보여주는 종합현재지수는 51.23으로, 지난 1분기에 비해 0.4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3개월 뒤의 한반도 안보상황을 나타내는 종합예측지수는 51.33으로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습니다.

북 핵 6자회담 대상국 6개국을 국가변수로 설정한 ‘한반도 안보지수’는 50을 넘으면 안보 환경이 호전된 것으로, 50 미만은 그 반대를 나타냅니다.

연구소는 “현재 한반도 안보환경은 기준치인 50점을 넘어 여전히 안정적이긴 하지만, 지난 1분기에 비해 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이전보다 안보 환경이 다소 불안정해졌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미-한 관계 개선에 기대치가 높게 나온 반면, 남북관계의 냉각에 대한 우려와 한-중 관계가 약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사의 특징은 남북관계와 미-한 관계가 두드러지게 상반된 결과를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우선 지난 해 북 핵 2.13 합의와 남북정상회담 이후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북한 변수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점차 악화돼 한반도 안보에 가장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이는 자연재해와 국제 곡물가격 급상승, 한국의 대북 지원 중단 등으로 북한에 대규모 아사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습니다.  

또 새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북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미-북 관계 개선 전망이 낙관론을 보이는 반면, 남북관계는 갈수록 악화돼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연구소는 밝혔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수석연구원입니다.

“이는 남북 당국 간 관계 요소의 경우 조사 이래 최저치인 28.05를 기록했는데요 30 이하로 내려간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한반도 주변국가와의 외교지형도 변하고 있습니다.

미국 변수는 지난 분기보다 5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모든 변수 중 가장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미-한 동맹의 복원과 양국 정상회담 등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으로 미-한 관계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72.62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불안요소로 작용했던 일본 변수는 1, 2분기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반면, 중국의 경우 지난 2년 동안의 강세를 멈추고 한반도 안보 환경에서 부정적인 변수로 선회했습니다.

이에 대해 동용승 수석연구원은 “지진과 티베트 사태 등 정치적 불안정과 미-한-일 동맹 복원에 따른 중국의 우려가 은연 중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변수가 부정적 변수로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됩니다. 현재 한국의 미, 일 편중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심기가 직간접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연구소는 한반도 안보 환경을 둘러싼 지형이 실질적으로 변화되는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주한미군 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미-한 관계에 속도조절이 예상되는 가운데, 남북관계는 여전히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