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올해 식량부족분을 1백20만t 정도로 파악하고 있으며,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위기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정보원의 이같은 분석은 통일부의 발표와 맥락을 같이 하지만, 북한 식량난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조건 없는 대북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 등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이 1백20만t 정도지만 심각한 식량 위기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 전옥현 1차장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면서, 올해 북한의 식량 수요량은 5백40만t 가량이지만 현재 확보량은 4백20만t이라고 보고했다고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전했습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전 차장은 올해 10월 말 추수기까지 중국이나 세계식량계획(WFP)에서 30여만t이 제공되고, 미국이 북한에 지원하기로 합의한 50만t 가운데 20만t 정도가 지원될 것으로 예상돼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지난 1990년대 중반과 같이 대규모 아사자 발생이 우려되는 심각한 식량 위기상황은 아니라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라고 정 의원은 설명했습니다.

앞서 통일부의 고위 당국자도 국정원과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었습니다. 이 당국자는 지난 19일 외신기자들과의 정책설명회 자리에서, “현재로선 북한의 식량 상황이 긴급 지원이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요청이 있어야 지원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재난과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북측의 요청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같은 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북한이 식량 지원을 요청해 올 경우 직접 지원할 것이고 식량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거나 북한에 심각한 재해가 발생하면 지원을 추진할 수 있다”는 대북 식량 지원 3원칙을 밝힌 바 있습니다.

통일부와 국정원 등 대북 관계 핵심 부처들이 잇따라 현재의 북한 식량난을 심각한 위기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최근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들의 ‘조건 없는 대북 지원’ 주장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쉽게 행동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