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22명 중 절반인 11명이 중국 베이징의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을 거쳐 미국에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이런 과정을 통해 미국에 온 탈북자들은 중국에서 유엔의 보호 속에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미국에 올 수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한 소식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올들어 베이징의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을 거쳐 미국에 온 탈북자가 늘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에서 지난 주 탈북자 일가족 5명이 추가로 미국에 입국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들을 포함해서 올들어 11명이 베이징 주재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의 보호를 받다가 미국에 왔습니다. 이는 앞서 말씀하신대로 올해 미국에 망명한 탈북자 22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입니다. 미 의회에서 북한인권법안이 통과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미국에 온 탈북자가 31명이고, 그 중 3명만이 베이징의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을 거쳤던 것에 비하면 부쩍 늘어난 것이죠.

문: 말씀을 들어보니까, 전반적으로 미국에 오는 탈북자 수가 늘고 있는 것 같군요?

답: 물론 아직도 적은 숫자이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미국 국무부 망명 담당 부서에서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탈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이나 제3국에서 이미 미국행 심사를 마치고 여러 달 동안 대기하고 있던 탈북자들이 미국에 입국하는 상황입니다.

문: 그런데, 그동안 저희가 태국 등 제 3국을 통해 미국에 온 탈북자들의 이야기는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의 보호를 받는 탈북자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미국에 입국하고 있습니까?

답: 유엔과 접촉이 되고 또 보호를 받게 된 탈북자들은 유엔이 제공한 아파트에서 생활비를 지원받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머물면서 미국에 망명신청을 하고, 심사를 거쳐서 미국에 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엔의 보호를 거쳐 망명한 탈북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미국에 올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15개월 간 유엔 보호 아래 있다가 지난 3월 미국에 온 한모 씨의 말을 한 번 들어보시죠.

“우리로서는 제일 편안하고 자유롭게 있었던 것이 유엔이었습니다. 중국에서 10년 동안 떠돌이 생활에 수모받으면서 살았지만 유엔에 있을 때 제일 행복했다고 우리 가족들은 얘기합니다. 유엔 쪽으로 온다는 것은 제일 안전합니다. 연변에서 유엔에 오자면 북경이잖아요. 북경까지만 오면 유엔에서 마중 나오니까 그 때부터는 안전합니다.”

한모 씨는 중국에서 네 번이나 북송된 경험을 갖고 있었는데요. 제3국을 거쳐 미국에 오는 탈북자들이 항상 검문과 단속의 불안에 시달리고, 또 실제 공안에 붙잡혀 북송되는 경우가 있는 데 비해, 일단 유엔의 보호에 들어가면 안전하게 대기하면서 미국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문: 안전하게 지낼 수 있고, 또 숙소와 생활비까지 제공한다니까 더 할 나위 없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중국에 있는 탈북자가 어떻게 하면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까?

답: 탈북자 스스로는 중국에서의 생활이 자유롭지 못하니까요, 대부분 탈북자 지원단체나 개인의 소개를 통해 유엔에 접촉을 하는 실정입니다. 미국에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윤요한 목사는 지금까지 여러 명의 탈북자를 구출해서 베이징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에 인도했는데요. 윤 목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에서 고향이 어디냐, 언제 나왔느냐, 탈북자를 들여보내기 전에 저희를 통해서 그 분들의 정보를 받아요. 그 후 유엔에서 결정을 하면 ‘며칠까지 북경 어디까지 와라’ 이렇게 연락을 하고 유엔 전화번호를 저희를 통해 탈북자에게 줍니다. 이후 탈북자가 북경에 와서 전화를 하면 유엔에서 나오고, 유엔의 보호에 들어갑니다.”

유엔의 보호 아래 있더라도 활동의 제약은 있었는데요. 중국 정부에서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생활은 보호시설 내에서만 굉장히 조심스럽게 하고 있었습니다. 또 기약없이 미국에 갈 날을 기다리는 것도 여전히 고통이었는데요, 지금까지 유엔을 거쳐 온 탈북자들은 통상 10개월에서 15개월 정도 대기하다가 미국에 올 수 있었습니다.

문: 그래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탈북자들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인데, 얼마나 많은 탈북자들이 유엔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까?

답: 기본적으로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에서는 직접 난민들을 찾아나서지는 않지만, 보호를 요청해온 난민은 보호한다는 입장인데요. 탈북자의 경우도 마찬가지구요.

현재 베이징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은 탈북자 외에도 모두 1백80여 명을 보호하고 있는 데, 이 중 몇 명이 북한 출신인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있었던 탈북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많을 때 20 명을 조금 넘는 정도였습니다. 중국에 있는 탈북자 수를 고려하면 굉장히 적은 숫자죠.

그래서 탈북자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유엔이 더 많은 탈북자를 보호하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윤요한 목사는 “올들어 유엔의 보호를 받던 탈북자 11명이 미국에 왔으니까, 유엔이 조만간 추가로 탈북자를 수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베이징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이 보호하고 있는 인원이  1백80명이라니까, 탈북자 수용을 늘이더라도 한계는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도 유엔의 보호를 받는 탈북자들의 제3국 망명이 더 신속하게 이뤄지고, 그로 인해 유엔의 보호를 받는 탈북자가 더 늘어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근삼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중국 베이징에 있는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의 탈북자 보호 실태에 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