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하기로 미국 측과 합의한 것은 핵 시설을 폐쇄하기로 방침을 정했음을 의미한다고 미국의 핵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냉각탑이 파괴되면 영변 원자로는 적어도 1년 간 재가동이 불가능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냉각탑을 폭파하기로 한 결정은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David Albright) 소장은 21일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냉각탑 폭파는 “영변 원자로가 완전히 폐쇄됐으며 다시 가동시키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메시지를 외부세계에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 정권이  “핵 시설을 폐쇄하는 길에 들어서기로 방침을 세웠음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북 핵 6자회담 재개 이전에 영변 핵 시설의 냉각탑을 파괴하기로 합의했다고 6자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밝혔습니다. 6자회담은 다음 달 상반기에 재개될 전망이어서 냉각탑은 빠르면 다음 달 초에 파괴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영변의 냉각탑은 폭파되더라도 6개월이면 다시 지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냉각탑의 내부 구조물은 이미 파괴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뉴욕에 있는 ‘미국 사회과학원 (SSRC)’의 레온 시갈 박사는 냉각탑이 다시 세워지더라도 다른 핵 불능화 조치들을 감안할 때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데는 적어도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갈 박사는 따라서 “최소한 1년 동안은 북한에서 핵폭탄을 위한 핵 물질 제조가 중단되고 쉽게 다시 시작될 수 없다는 게 중요한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영변 원자로의 가동 중단기간이 길면 길수록 재가동이 그만큼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습니다 .

미국은 냉각탑 폭파 장면을 전세계에 생중계함으로써 북한의  핵 폐기 의지를 보여줄 시각적 효과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올브라이트 소장은, “미국은 원자로가 불능화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각적 이미지를 필요로 한다”며 냉각탑 폭파는 그런 면에서 제격이라고 말했습니다.

냉각탑은 위성사진으로 원자로의 가동 여부를 가장 분명히 판단할 수 있는 상징적인 구조물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영변 원자로의 열 (reactor power)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냉각탑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맑은 날에는 이 수증기를 위성사진을 통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냉각탑은 물을 낮은 온도로 냉각해 폐열을 대기로 방출하는 열 제거장치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원자로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은 영변 인근의 강물에 내다버리면 그만이지만 그럴 경우 환경이 파괴되기 때문에 냉각탑에 넣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은 “실질적으로 냉각탑이 없어도 된다”며 따라서 냉각탑 폭파가 북한의 핵 계획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