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계속 치솟으면서 전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나라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밝혔습니다. 특히 중동 지역의 산유국들마저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고 있어 자칫 핵무기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전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에 새로 뛰어들거나 사업을 확대하려는 나라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늘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 핵 안전.안보부의 에릭 바인스타인 (Eric Weinstein) 선임 안전요원은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을 IAEA 측에 밝힌 나라가 지난 2년 새 급증했다고 말했습니다.

바인스타인 씨는 “에너지 확보가 주요 관심사”라며 많은 나라들이 다른 나라들로부터 에너지를 사들이고 있고, 또 어떤 나라들은 에너지 공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일부 산유국들은 원자력 발전으로 국내 수요를 충족하면서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자원은 해외로 수출해 이득을 챙기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인스타인 씨는 IAEA측에 관심을 밝힌 정확한 나라의 수나 특정 국가를 밝히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중동에서 남미에 이르기까지 최근 관심을 보인 개발도상국이 적어도 40개국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적어도 6개 국은 우라늄 농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지난12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특히 쿠웨이트와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처럼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나라들은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중동의 핵무기 경쟁을 우려해 원자력 발전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비영리 기관인 ‘핵비확산 정책교육센터 (Nonproliferation policy education center)’의 헨리 소콜스키 (Henry Sokolski) 소장은 “원자력발전소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관련국들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콜스키 소장은 소형 원자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대형 원자로는 핵폭탄 프로그램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분쟁지역의 경우 핵무기 경쟁과 확산, 심지어 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콜스키 소장은 “핵폭탄 1개를 만드는데 필요한 5 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연간 생산할 수 있는 대형 연구용 원자로가 생기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동에서는 이란이 핵무기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일부 관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소콜스키 소장은 현재 이란의 핵 계획 발전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콜스키 소장은 “이란은 그동안 핵 연료 생산을 포함해 일부 핵 관련 계획들을 숨겨왔기 때문에 이란의 민간용 핵 추진 노력은 대단히 위협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동에서 핵 발전을 추진하고 있는 나라들 중에는 기술적 능력을 가진 터키와 범아랍 운동에 앞장서고 싶어하는 이집트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소콜스키 소장은 지난 19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에도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달아올랐다 결국 식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일각에서는 2000년까지 전세계의 원자로가 3천여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008년 현재 4백30 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 핵 안전.안보부의 바인스타인 선임 안전요원은 전세계 원자력발전소의 4분의 1은 미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원자력 발전 계획을 가진 나라들은 미국 외에 프랑스, 영국, 인도, 러시아, 한국 등 30 개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