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북한 당국 간 관계가 경색돼 있는 것과는 달리 민간 부문의 교류협력 사업은 오히려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들어 넉 달 동안 금강산 관광객은 10만 명을 넘어섰고, 개성관광객은 4만 명을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유지하는가 하면,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 교류도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당국과의 대화는 단절한 채 민간 교류는 지속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달 1일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처음 언급하며 시작된 북한의 대남 비난은 김하중 통일부 장관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 남측의 고위 당국자들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급기야 지난 8일엔 남측에 군사적 긴장까지 경고했습니다. 조선중앙 TV입니다.

조선중앙TV: “군사적긴장과 대결이 격화되면 충돌은 일어나게 되며 그것은 다시 제3의 서해교전, 제2의 6.25전쟁으로 번져지게 될 것이다.”

이에 한국 정부가 ‘선 비방 중지, 후 대화’를 제안했지만, 북측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이처럼 남북 당국 간 관계는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민간 교류는 순항하고 있어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 달까지 금강산과 개성을 다녀온 관광객은 각각 10만 명과 4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금강산의 경우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관광객이 다녀갔고, 지난 해 12월 시작된 개성관광에는 초기 하루 3백명 수준이던 관광객이 최근 5백 명까지 늘어났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색된 당국 간 관계는 금강산과 개성 관광 사업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고 있다”며 “북측도 사업에 잘 협조하고 있으며 관광객들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올해 금강산 관광 10주년을 맞아 크루즈 관광과 비로봉 관광 등 향후 대북사업을 더 확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도 더 활발해진 모양새입니다.

지난 3월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남측 중소기업 대표 1백59명이 대규모 방북한 데 이어, 현대아산 부회장을 역임했던 김윤규 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 회장도 최근 북측의 초청으로 평양을 찾았습니다.

아천글로벌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서 북측 근로자의 해외건설 공동진출 방안을 포함해 포괄적인 경협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천코퍼레이션 관계자: “북측 근로자들을 남북공동으로 3세계 건설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협의하고 왔습니다. 현재 북측과 농수산물 교역과 석산 광물자원 교역, 건설 자재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천측은 현재 매일 1백∼2백t 규모의 북한 농수산물을 육로로 반입하고 있으며 개성과 고성에 건설중인 유통센터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의 대북 지원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남북교역은 5억 6천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37%나 증가했습니다.

개성공단의 올 1/4분기 생산액과 수출액도 각각 6천만 달러, 천3백만 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71%와 58%씩 증가한 수치입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의 안태원 총괄부장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 모두 차질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특히 북측 협상파트너인 중앙특구개발 지도총국 관계자들도 예전과 다름없이 지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의 안태원 총괄부장: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은 공업지구이므로 경영 생산활동을 하는 곳이라, 남과 북 모두 정세관한 이슈에 대해 논하는 움직임도 없구요. 따라서 입주기업 모두 정상 가동되고 있습니다. 북측 역시 개성공업지구 자체에 대해선 계속 운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으므로, 별다른 영향은 없는 상황입니다.”

사회문화 교류도 활발합니다. 지난 8일 남북의 언론인들이 금강산에서 모임을 가진 데 이어, 14일부턴 남측 여성시민단체들이 참가한 ‘남북여성 대표자회의’도 열리고 있습니다.

또 남북관계 경색으로 난항이 예상됐던 6.15남북공동행사도 내달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사안에 따라선 일부 당국자들의 방북도 허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김문수 경기도 지사가 개성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 달 29일에는 6자회담에 따른 대북 중유지원 담당자도 서해항로를 통해 방북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연구원 최수영 선임연구위원은 “당국간 대화가 단절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경우 북측이 이로울 게 없다고 보는 만큼, 민간 교류를 통해 대화의 끈을 유지하는 쪽으로 북측이 실용적인 접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일연구원 최수영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독자적으로 경제를 정상화 또는 회생한다는 것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민간교류를 통해 서서히 당국간 대화를 재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

통일부 당국자는 “실질적으로 남북 민간교류가 큰 차질 없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통미봉남’이 재연된다는 일각의 우려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남북간 민간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정부 차원에서도 자연스레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