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국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정부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면서 정부 차원의 대화를 일절 거부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과는 핵 협상에 비교적 협조적으로 임하는 등 대화에 적극적이어서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하고만 대화하는 이른바 ‘통미봉남’전술을 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전략은 한-미 간 동맹강화로 인해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최근 한국과 미국에 상반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전략이라기 보다는 현재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자연스런 반응일 뿐이라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조지타운대학의 빅터 차 교수는 말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태도는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달라진 한반도 정세를 분명히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과거 한국 정부들과는 달리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한 대북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데 대해 북한이 반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을 지낸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마이클 그린 (Michael Green)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의 현 협상 자세에서 진정한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린 연구원은 “북한은 이런 기회를 이용해 이명박 정부를 고립시키고 난처하게 (embarrass)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린 연구원은 “부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매우 좋은 신뢰관계를 갖고 있다”며 “북한이 한국을 불리하게 만들지 못하도록 서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전략은 미-한 동맹관계 강화로 인해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조지타운대학의 빅터 차 교수도 두 정상은 지난 달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에 견해차가 없음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남북관계는 최근 북한이 최근 한국 정부를 겨냥한 비방 공세를 계속하면서 경색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핵 신고 문제에 관한 미국과 북한 간 논의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양측의 관계가 진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하고만 대화하는 이른바 ‘통미봉남’전술을 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미국이 올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남겨두기로 한 것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부시 행정부가 최근 시리아와 북한 간 핵 협력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공개한 데 대해서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그린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의 정보 공개에 반발하지 않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린 연구원은 “북한은 시리아와의 핵 협력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말 대결에 나서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핵 협력에 관해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그에 대해 더 많은 질문을 받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린 연구원은 또 북한은 식량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미국이 세계식량계획 WFP를 통해 제의한50만t의 식량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정책연구소 (Institute for Policy Studies)’의 존 페퍼 (John Feffer) 외교정책 국장도 북한은 단기적으로는 인도적 지원을, 장기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페퍼 국장은 “북한은 미-한 동맹관계에서 미국이 더 강대국이고 궁극적으로 남북관계의 보조를 결정한다고 믿고 있다”며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국제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다른 국가들과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소리, 손지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