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지난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후 납북된 이들과 가족에 대한 위로금 지급을 처음 승인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지난 해 10월 시행된 ‘납북 피해자의 보상과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3년 이상 납북됐다 귀환한 납북자는 정착금과 주거지원금을, 이들 가족들은 피해 위로금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전쟁 중 납북된 이들에 대한 방안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전쟁 이후 납북된 이들과 가족에 대한 위로금이 오는 5월 중 처음으로 지급됩니다.

국무총리 산하 ‘납북 피해자 보상과 지원 심의위원회’는 30일 전후 납북 피해자 위로금 지급 신청 31건에 대해 총 11억 5백 만원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납북 피해자에 대한 위로금이 지급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납북 피해자 보상과 지원을 총괄하는 ‘납북 피해자 지원단’의 하두식 사무관은 “모두 143건의 피해보상 접수 신청을 받아, 통일부 등 관계기관과 분과위원회 심의 과정을 거쳐 일차적으로 지급 결정을 내렸다”며 “앞으로 40~50 명이 더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납북피해자 지원단 하두식 사무관] “신청 대상자는 한국정전 협정체결 이후인 53년 7월 27일 이후에 북한으로 납북된 사람과 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것으로, 분과위원회를 두 번 거쳤고 본 의원회를 어제 열어 심의의결했습니다. 11억 5백 만원을 지급통지서를 신청인에게 주면 신청인에게 동의를 받아 지급을 하게 됩니다.”

이번에 지급 결정된 31건 중 한 건은 납북됐다 살아 돌아온 귀환 납북자에게 제공되고, 나머지 30건은 북에서 돌아오지 못한 납북자 가족들에게 지급됩니다.

지난 해 10월 시행된 ‘납북 피해자 보상과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위원회는 3년 이상 납북됐다 귀환한 납북자에 대해서는 정착금과 주거지원금을 지원합니다.

정착금의 경우 지급 결정 당시, 법정 월 최저 임금액의 최대 2백 배 범위 내에서 받게 됩니다. 주거지원금은 국토해양부가 공고하는 최저 주거기준인 29㎡에 단위 면적당 평균 주택가격을 곱한 액수가 제공됩니다.

납북자 가족에 대한 피해 위로금의 경우, 지급 결정 당시 법정 월 최저 임금액의 36배 범위 안에서 지급하되, 신청인의 나이가 지급 결정 당시 만 65살 이상이면 10%를 가산합니다.

납북 피해자 지원단 하두식 사무관은 “이 같은 계산법에 따라 이번에 보상받는 귀환 납북자의 경우 약 1억5천만원을 받고 납북자 가족은 한 가족 당 평균 3천만원을 지급받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정부는 전후 납북자 중 귀환하지 못한 이들이 약 4백8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올해 납북 피해자 지원관련 예산으로 53억원을 책정했습니다. 그러나 전쟁 중 납북자에 대해서는 추후 관계 부처와 협의해 별도의 논의를 거치기로 했습니다.

전시 납북자의 경우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만큼 전후 납북자와는 성격이 다르고 실태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에섭니다.

하지만 전시 납북자 가족들은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는 30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전쟁 납북사건자료원 포럼'에서 전시 납북사건이 전후 납북자처럼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강하게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은 “북한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불법납치 행위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함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시납북자의 경우 비록 ‘전쟁’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똑같이 북한에 가족을 둔 아픔과 어려움이 있다는 것으로 볼 때 전후만 한다는 것은 이건 형평성에 어긋난다..”

현재 북한은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진전에도 불구하고, 납북자와 국군포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날 포럼에서 이미일 이사장은 ”북한 당국은 더 이상 진실을 왜곡, 은폐하지 말고 전쟁 납북자의 생사와 소재파악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협상에 임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연구원 김수암 연구위원은 “전시 납북자의 경우 전쟁이라는 특수성으로 생존확인 자체가 불가능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은 문제”라며 전후 납북자와는 또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통일연구원 김수암 연구위원] “전시 납북자는 이산가족과 다른 별도로 다뤄야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 전시 납북자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공식통계를 만들어야 하고, 이산가족과는 별도의 비공식 채널을 만들어 생사확인 의뢰해 이를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납북’이라는 사실을 북한이 과연 수용할 것인가가 문제므로, 북한에 현물을 비공식으로 제공해야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