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가 오늘 워싱턴에서 만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알렉산더 버시바우 한국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이 제출할 핵 신고서에는 플루토늄 보유량은 물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핵 확산 활동 등 모든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특히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등 기존의 6자회담 10.3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해제 여부는 북한의 핵 신고 내용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은 6자회담을 복잡하게 만든 요인임은 분명하지만,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닌 만큼, 앞으로의 진행상황은 북한의 핵 신고 의지에 달려 있다”고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밝혔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 의혹으로 북 핵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앞으로 엄격한 검증체계를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는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이 과거의 일일 뿐 현재진행형은 아니라는 데 무게를 두는 미 국무부의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현재 미국은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파장으로 불기 시작한 미 의회의 반대 기류를 설득하기 위해 검증 문제를 북한 측에 강하게 요구했고, 이에 북측도 협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따라서 “6자회담에서 북한이 중국에 신고서를 제출하면, 6자회담 대상국들은 북한의 핵 시설 가동 내용과 기폭장치, 그리고 플루토늄의 정확한 ‘그램 수’ 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완전하고 정확한 핵 신고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북한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 사실 자체가 핵 확산 위험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로써 ‘검증’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오랜 숙원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 등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합의대로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는 ‘정확하고 완전한 신고’일 경우에만 해당되며, 지난 미-북 간 싱가포르 합의와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의 방북을 통해 양측 간 이견이 상당부분 해소됐지만, 아직 완전한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핵 신고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의 방향에 대해서도, 버시바우 대사는 분배의 투명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식량은 무기가 아니다’라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이지만 대북 지원시 감시분배의 투명성 문제가 보장되지 않아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며, 분배 투명성 문제는 북한 뿐아니라 다른 국가에게도 적용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한국은 배제한 채,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만 집중하는 이른바 ‘통미봉남’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북 간 양자회담은 어디까지나 6자회담 틀 안에서 이뤄지는 것인만큼, 북한의 의도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일 외무성 대변인의 말을 통해 싱가포르 미-북 회담 결과를 ‘싱가포르 합의’라며 이번 회담이 "미-북 회담의 효과성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강조하는 등,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미-북 간 대화를 위주로 진행시켜 나갈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따라서 버시바우 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9일 미-한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밝힌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노력과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한 정상회담 성과와 관련해, 버시바우 대사는 “북 핵 불용과 주한미군 추가감축 백지화, 연내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비준과 비자면제 합의 등 많은 성과를 얻었다”고 말하고, 특히 동맹관계를 확실히 한 것이 최대 성과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동안 한반도 방위에 초점을 맞췄던 좁은 개념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국제사회로 동맹의 외연을 넓혔다는 것입니다.

동맹의 의제도, 정치군사적인 사안에서 사회.경제, 문화적인 사안으로까지 확대됐다고 버시바우 대사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동맹의 핵심 임무는 여전히 북한의 침공억제지만, 핵 확산 방지나 대 테러, 기후변화 등 전세계적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양국 간 협력은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가능성과 관련해선 “이는 전적으로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으로 미국은 이와 관련해 어떤 요구를 밝힐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