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 당국 간 냉각기류 속에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져온 개성공단의 출입 규정이 까다로워져 입주업체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방문 절차가 문서확인 방식에서 증명서 발급과 발급수수료 부과 등으로 다소 복잡하게 바뀐 탓인데요, 자세한 소식을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4월 들어 개성공단을 출입하기가 예전보다 까다로워져 입주업체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방문 절차가 종전의 '문서 확인' 방식에서 '증명서 발급' 과 '수수료 부과' 방식으로 바뀌면서 신청 절차가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북한이 방북 신청자에 대한 심사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증명서 발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25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개성공단을 방문하려면 현지 체류 기간에 따라 북한에서 발급하는 체류등록증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까진 이 같은 증명서가 문서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제로 발급되지 않아 그만큼 절차가 간편했지만, 증명서 발급절차가 생기면서 공단에 들어가는 일이 예전보다 어려워진 것입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입주 업체 관계자가 개성공단을 방문하려면 출입증 신청부터 방북 교육, 증명서 발급 등을 감안해 적어도 17일에서 20일 가량 기다려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선 그 이상 지연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팀 이은경 담당관] "요즘에 북한에 출입증을 빨리 내주지 않아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엔 11일에 신청했는데 아직 안 나오는 경우도 있구요. 수수료를 내더라도 출입증을 안 내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1년 이상 체류할 사람에게만 증명서를 발급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여기에다 올 4월에 신설된 발급 수수료 제도로 방북기간이 일주일을 넘을 경우, 북측에 35달러에서 많게는 2백 달러까지 수수료를 지급해야만 체류증과 거주증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체류증은 8일에서 1년 이내 체류자에게, 거주증은 1년 이상 3년 이내 장기 체류자에게 발급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동안 북한은 '개성공업지구 출입체류 거주규정'에 따라 개성공단 상주인력에 대해 체류 또는 거주 등록과 함께 등록증 발급 수수료를 요구해왔습니다. 규정에 따르면 해당자가 등록증을 발급하거나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등, 거주지 변경 등록 등을 할 때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현재 개성공단의 체류, 거주등록 대상자로 수수료를 내야 하는 남측 인원은 약 8백 명입니다. 때문에 수시로 개성공단을 방문해야 하는 업체들에게 이처럼 까다로운 출입절차는 사업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입니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수수료를 내겠다고 해도 체류증을 발급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방북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다"며 "새 출입 절차가 적용된 이후 방북 인원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업체 실무자는 "최근 남북 간에 부정적인 발언이 오가고 있어 일각에선 경협 사업에까지 파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지난 해 개성공단 3통 문제 해결이 합의됐지만 실제론 개성공단 출입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북한이 방북 심사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은 개성공단 방문 목적에 대해 보다 선별적으로 심사를 하는 의도로 보인다"며 "그러나 북측이 개성공단의 효용성을 인정하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북간 경색국면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이 정상 가동되면서, 지난 1/4분기 남북 간 교역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일부가 공개한 '1/4분기 남북교역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남북간 교역액은 1억5천7백8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3%나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달 27일 북측이 개성 남북경협사무소내 남측 정부 당국자들을 추 방한 이후, 경협사무소가 처리하는 업무 건수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월 둘째 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주당 평균 200여건에 달했던 경협사무소의 문건 중개 건수가 4월 들어 주당 100에서 160건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현재 남북관계가 경협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선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안다며 신중한 입장입니다.

한 당국자는 "수치상으론 업무 처리건수가 즐어들고 있지만, 북한의 태양절 연휴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변화는 아니므로, 앞으로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