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의 안보동맹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우선과제 중 하나로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비상계획 보강을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비상계획을 수립할 때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들과 긴밀히 협조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전, 현직 고위 군사 당국자들은 미국과 한국이 새로운 ‘전략적 동맹관계’를 구축하려면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비상계획 (contingency plan)을 보강,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4일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에서 ‘한미동맹의 전환 (Transforming the US-S. Korean Alliance)’이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장관 특별보좌관은 미-한 군사동맹에서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바로 대북 비상계획 수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롤리스 특보는 “한국의 이전 정권에서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비상계획 수립이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북한을 자극하거나 남북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우려한다면 이같은 비상계획 수립을 꺼릴 것”이라고 노무현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롤리스 특보는 “그러나 이제는 대북 비상계획 수립을 제한했던 요인들은 감소했고, 미국과 한국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됐다”면서 “양국은 비상계획의 변수들을 새롭게 정립하고 현재 진행 중인 관련 논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롤리스 특보는 지난 몇 년 사이에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고, 계속해서 보다 정교한 탄도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는 점을 들어 현 시점에서 대북 비상계획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보 출신인 커트 캠벨 ‘미국 신안보센터(CNAS)’ 소장은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국과 한국이 취할 역할과 책임, 그리고 주변국들과의 조율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하지만 현재의 대북 비상계획은 구체성이 결여됐다고 말했습니다.

캠벨 소장은 북한 급변사태와 관련한 주변국과의 논의에서는 특히 중국의 변화된 태도가 주목된다며, “1990년대만 해도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전과 관련해 미국이 설명을 하면 중국은 듣기만 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중국 측 태도가 상당히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척 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아시아 담당 국장도 한반도에서의 급변사태는 동북아 전체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면서, 미국과 한국이 비상계획을 수립할 때 특히 일본과 긴밀히 협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존스 씨는 “미-한, 그리고 미-일 동맹은 서로를 보강해 주는 역할을 하며 견고하게 연결돼 있다”며 “지난 8년 간 세 나라 간 협력이 부족했지만,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고 그밖에도 여러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규현 주미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미-한 정부 간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해 말을 아꼈습니다.

김 공사는 그러나 중국의 일부 학자들이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해 중국과 미국이 함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 점을 언급하며, “학자들도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할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미국과 한국의 정부 관료들도 자신들이 해야 할 바를 하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