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어제 성명을 통해 북한이 시리아의 비밀스런 핵 활동에 협력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의 성명 발표에 앞서 미국 중앙정보국 CIA는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을 뒷받침하는 사진과 분석자료를 의회와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 핵 6자회담이 새로운 난관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가.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지난 해부터 제기돼 온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설에 대해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24일 대나 페리노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북한이 시리아의 비밀스런 핵 활동에 협력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성명은 지난 해 9월6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시리아 내의 원자로가 회복불가능한 정도로 파괴됐으며, 북한과 시리와의 비밀스런 핵 협력은 북한의 핵 확산 활동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악관은 또 성명에서 “시리아는 원자로 건설 사실을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신고하지 않았고, 시설이 파괴된 이후에는 신속히 증거가 될 지역을 덮어버렸다”면서 “이런 위장은 이 원자로가 평화적 활동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우리의 확신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설은 지난 해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한 시설에 공습을 가한 뒤 처음 제기됐습니다. 당시 일부 언론은 공습으로 파괴된 시설이 북한의 협력을 받아 건설 중이던 핵 원자로라고 주장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그동안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24일 시리아의 원자로가 북한의 지원을 받아 건설됐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사진과 분석자료를 의회와 일반에 공개한 데 이어, 북한이 시리아의 핵 활동에 협력한 것으로 확신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가 공개한 사진과 분석자료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원자로가 비밀리에 건설됐으며, 그 과정에서 북한의 지원이 있었다는 정황을 보여줍니다.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시리아에 건설된 원자로는 가스냉각식 흑연감속로로 북한 영변에 있는 핵 시설과 매우 흡사하며, 지난 35년 간 이런 핵 시설을 건설한 국가는 북한이 유일합니다.

미 정보당국은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영변 핵 연료공장 책임자가 시리아 관계자와 시리아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의회 브리핑에 참석했던 정보 당국자들은 왜 북한이 시리아의 핵 프로그램에 협력했느냐는 질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이번 발표가 북 핵 6자회담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백악관은 이 날 성명에서 6자회담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했습니다.

백악관은 “우리는 오랫동안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핵확산 활동에 심각한 우려를 가져왔다”면서 “이런 행위와 다른 핵 활동이 중단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우리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엄격한 검증 메커니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과 시리아의 핵 협력 관련 정보를 보도하면서, 앞으로의 6자회담 전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4일 익명의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의 발표가 북한이 핵 확산 활동을 인정하도록 작용할 수도 있지만, 북한의 반발로 6자회담 협상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국 안팎에서 미국 정부가 오랫동안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한 비난도 일고 있습니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미국의 정보 공개 지연을 비난했으며, 이스라엘의 폭격도 핵 시설의 검증을 요구하는 핵확산방지조약을 무시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24일 의회 관련 설명회에 참석한 공화당 소속 피터 혹스트라 하원 정보위 간사는 많은 의원들이 설명회 후 부시 행정부에 이용 당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혹스트라 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대 의회 설명회를 너무 오랫동안 미뤄 양측의 관계가 손상됐다면서, “앞으로 북 핵 6자회담에서 나오는 합의는 의회 승인을 받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