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는 24일 의회를 상대로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에 관한 비공개 설명회를 잇따라 열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부시 행정부가 주요 정보 공개를 오랫동안 미룸으로써 행정부와 의회의 협력 관계가 손상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이에 따라 앞으로 북 핵 6자회담의 합의를 의회로부터 승인받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 등 정보당국은 24일 미 의회 상하원의 외교위와 국방위, 정보위 소속 의원들에게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지난 해 9월 시리아의 한 시설을 폭격한 이래 제기됐던 북한과 시리아 간의 핵 협력 의혹에 대해 줄곧 확인을 거부하다 이날 8개월 여만에 침묵을 깬 것입니다. 부시 행정부는 이날 언론에도 관련 정보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스라엘 공군의 폭격 이후 이 시설이 북한의 지원을 받아 시리아 정부가 비밀리에 건설하려던 핵 원자로 용이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습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공화당 소속 피터 혹스트라 (Peter Hoekstra) 하원 정보위 간사는 기자들에게 많은 의원들이 설명회 후 부시 행정부에 이용당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당면한 현안에 대해 의회에 알릴 법적 의무가 있는데 그동안 다른 속셈 (other agendas)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혹스트라 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대 의회 설명회를 너무 오랫동안 미뤄 양측의 관계가 손상됐다고 말했습니다.

혹스트라 의원은 이에 따라 “앞으로 북 핵 6자회담에서 나오는 합의는 의회 승인을 받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혹스트라 의원은 또 이번 설명회가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검증 가능한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혹스트라 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기 전에 시리아 사태 “관련국들이 명확하고 검증 가능한 좋은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심각한 핵 확산 현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미 의원들은 부시 행정부의 공식 발표 전에 설명회 내용을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24일  시리아 내 설비를 촬영한 비디오 테이프가 존재하며, 이 비디오에는 북한인들의 모습도 보인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특히 시리아 정부에 의해 `알 키바르'라는 암호명이 붙은 이 시설에는 북한 영변의 원자로와 외형과 연료봉 주입구의 수 등 핵심 설계가 같은 원자로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 비디오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정보부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한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도 이 비디오를 보여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들은 이번 비공개 설명회가 이달 초 열렸던 미-북 간 싱가포르 핵 협상 결과에 불만을 갖고 있는 미 행정부 내 강경파들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미-북 협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왜 지금 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는지, 설명회의 개최 시기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있습니다.

혹스트라 의원은 부시 행정부는 “정보를 위원회에 왜 오늘 공개했는지에 대한 분명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