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계획, WFP에 이어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도 북한의 식량난이 매우 심각하다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쌀 값이 킬로그램 당 2천원 대를 넘어서면서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북한 당국도 국제 곡물가격 상승 소식을 최근 비중 있게 여러 차례 보도하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는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이 현재 매우 심각하다며 북한이 또다시 외부로부터의 식량 지원에 의존해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습니다.

FAO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곡물 전망과 식량상황' 4월호에서 북한을 '외부의 식량 원조가 필요한 위기 국가'로 분류하고, 지난 해 곡물 수확량이 평균 이하로 크게 줄어 올해 곡물 부족량은 1백66만 t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FAO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으로 북한이 2007-2008 년도에 수입한 곡물은 10만7백 t, 외부 지원량은 23만1천4백t 으로, 북한의 전체 곡물 유입분은 33만2천1백t에 불과합니다. FAO는 북한의 지난 해 곡물 수확량을 2000년 이후 최저치인  3백만 톤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FAO는 또 '북한의 심각한 식량 부족 상황'이란 제목의 별도 보고서에서 북한의 열악한 경제상황과 세계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해 북한의 곡물 수입량이 제한돼 있으므로 북한은 또다시 외부로부터의 식량 지원에 의존해야 할지 모른다고 내다봤습니다. 

FAO는 북한의 식량 부족으로 평양의 물가가 크게 올랐다며, 쌀과 밀가루 가격은 지난 해 초와 비교해 두 배로 올랐고, 주요 곡창지대와 평양에서도 식량 배급량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FAO는 현재 북한에서 생육 중인 가을밀과 봄밀의 수확량은 연간 곡물 생산량의 10% 정도에 불과한 적은 양으로, 6월 하순 수확될 가을밀은 지난 해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심었지만 봄밀은 지난 3월에 거의 씨를 뿌리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세계식량계획, WFP도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이 잠재적 식량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었습니다.

크리스티안 베르티움 WFP 대변인은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은 이미 심각하다며, 어린이의 37%가 만성적인 영양실조를 겪고 있으며 산모의 3분의 1은 빈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식량 부족 상황에 대한 국제기구들의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북한 당국 역시 세계 곡물가격 상승 소식을 연이어 보도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20일 2006년 말 이래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식료품 가격이 평균 48% 올랐다며, 세계적으로 식료품 가격이 급격히 뛰어 올라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평양방송' 역시 이 날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에서 식량 가격이 폭등했다며 현재 흰 쌀 가격이 시에라리온에서는 3배,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카메룬 등의 나라들에서는 50%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은 앞서 지난 18일에도 FAO의 발표자료를 인용해 올해 세계적인 알곡 재고량이 지난 해에 비해 2천1백만 t 줄어 지난 25년 내 최저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 9일에는 '평양방송'이 올해 1월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  식량가격이 지난 해 같은 시기에 비해 약 20% 이상 올랐다며 세계적인 식량가격 폭등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었습니다.

한국의 대북 구호단체 '좋은벗들'은 최근 발간한 소식지에서 평안남북도, 황해남북도, 함경남북도, 강원도, 자강도 등 평양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사실상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는 소리가 나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좋은벗들'은 특히 지난 8일부터 전국적으로 식량가격 폭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의주, 평성, 강계, 평양, 함흥 등 북한 내 주요 도시의 쌀 가격이 일제히 킬로그램 당 2천원을 넘어섰으며, 해주의 경우 쌀 값이 킬로그램 당 2천7백50원으로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