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8일 싱가포르에서 양자회담을 가진 뒤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달에 열렸던 제네바 회담 때보다 더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도 미국과의 의견차를 많이 좁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8일 북 핵 문제와 관련, 미국과 북한이 2단계 의무 이행을 완료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일정으로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과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8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양자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북한 측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8일 싱가포르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오전과 오후에 걸쳐 4시간 30분 동안 회담을 가졌습니다.

힐 차관보는 회담 직후 숙소인 리젠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측과 좋은 협의를 했다”며 “지난 달 제네바 회동 때보다 더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어 이번 협의가 “얼마나 좋은 협의인지는 곧 알게 될 것”이라며 “오늘 나눈 얘기에 대해 본국의 훈령을 받기로 했고, 일이 잘 되면 베이징에서 더 많은 것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측 김계관 외무성 부상도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힐 차관보와의 이번 회담을 통해 미-북 간에 의견이 상이한 부분을 많이 좁혔다”면서 “회담이 잘 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김 부상은 ‘핵 신고 방안에 합의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좀 더 시간을 갖고, 인내심을 갖고 생각해 달라”고 대답해 여운을 남겼습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8일 워싱턴에서 미-북 양측이 2단계 합의 의무를 조속히 이행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일정에 복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멕시코와 캐나다 외무장관들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것은 미-북 양측이 2단계 의무사항을 완료하고, 6자회담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일정으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하지만 싱가포르 회담 결과를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힐 차관보로부터 예비보고서를 받았지만, 아직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면서 “북한과는 아직 많은 일이 남아있지만, 진전이 있었다면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또 “어떤 성과를 거뒀고, 또 어떤 일들이 남아있는지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은 그동안 핵 신고의 최대 쟁점이 돼 온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과 시리아와의 핵 협력 의혹 등에 대해 양측이 최종 입장을 조율함으로써 3개월 이상 교착상태에 있는 북 핵 6자회담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에 큰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북한 측 수석대표들이 이번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핵 신고 방안에 합의를 이룬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북 핵 6자회담 당사국들은 9일 중국 베이징에 모여 미-북 양자회담의 결과를 청취할 예정입니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을 만나 양자회동 결과를 설명하고 6자회담의 당면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며 “한국과 일본에서도 대표단이 와서 관련 결과를 청취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