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다음 달 9일 제 18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되는데요, 한국 내 탈북자 1만3천 명 시대를 반영하듯, 이번 선거에는 탈북자 출신, 또는 대북 인권운동가들이 여러 명 출마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다음 달 9일 실시되는 한국의 18대 총선에 탈북자 출신을 비롯한 대북 인권 관련 인사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선 탈북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이애란 씨가 국민실향안보당 비례대표 4번 후보로 공천 받았습니다.

‘첫 석사학위 탈북 여성’ 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이 씨는 28일 “실향민과 탈북자 들을 대변하는 국민실향안보당에 입당해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총선에 출마권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량강도 혜산시 과학기술위원회 식품품질감독원으로 일하다 1997년 탈북해 한국에 온 이 씨는, 이후 식당일과 보험설계사 등으로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러던 중 주위의 권유로 2001년 이화여대 대학원 식품영양학과에 입학, 탈북 여성 중 처음으로 석사학위를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정치에 뛰어들었다가 많은 걸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주저하기도 여러 차례, 그러나 누군가는 탈북자와 통일 문제에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이 씨는 말했습니다.

[인터뷰: 이애란 씨] “정당 활동을 한다는 게 탈북자에게 적절하냐는 생각에 별로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국민실향안보당이 실향민들의 정당이고, 안보문제 통일, 이산가족, 탈북자 문제 등에 대해선 충분히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또 북한 주민들이나 특히 탈북자 정착 과정에선 개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어려움이 있더라구요"

여기에다 북한주민들과 탈북자 인권개선을 위한 시민단체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습니다.

한국에 온 이후 줄곧 탈북 대학생들을 돕는 단체에서 일한 이 씨는, “한국 정부가 탈북자 정착 지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탁상행정 위주로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제도와 탈북자 정착 간에 간극이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선이 되면 이산가족 상봉이나 실향민 문제와 관련해 적극 활동할 계획이라는 이씨는 “나 역시 실향민의 후예이며 한 사람의 이산가족으로써, 또 식품영양학이라는 전공을 살려 대북 식량 지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이애란 씨] “국제사회와 남한 정부가 북한에 많은 식량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식량지원에 대해서도 보다 제안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북한주민들의 식생활 실태와 건강에 관한 것이라, 키나 건강, 질병등을 조사했는데요. 이에 기초해서 북한 주민들의 건강을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는지, 식량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에 대해 정책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

현재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인 이 씨는 “만일 당선이 안된다 해도 당이 존재하는 한, 실향민과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내 몫을 다하겠다”며 “탈북 정착 과정에서 많은 혜택을 받은 만큼, 나 역시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당사상 최초로 탈북자 출신 여성을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한 국민실향안보당은, 통일과 안보를 강조하고 실향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창당됐습니다.

국민실향안보당 대표인 이건개 전 의원은 “실향민을 대표하는 탈북자들의 권익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북한주민들을 위해서라도, 북한의 실정을 잘 아는 탈북자들의 제도권 진입은 필요하다”며 “탈북자와 안보 문제를 보다 공론화시키기 위해 역사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국민실향안보당 이건개 대표] “최근에 탈북하신 분들이 북한 실정을 더 잘 알고 남북관계의 개선책이나 새로운 통일방안을 주장하는 정책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분들을 우리 당에서 공천을 한 것입니다. 이들이 제도권으로 진입해 통일과 안보, 북한의 실정, 북한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선 그들의 목소리가 제도권 정치에 반영돼야 합니다”

현재 실향민 8천 명과 탈북자 50명이 당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민실향안보당은 이번 총선에 이씨 외에도 비례대표 3명, 지역구 후보 2명을 내보냈습니다.

반면 지난 1월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해 화제가 됐던 탈북자 윤승길(39) 씨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탈락하자 총선 도전을 포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 동안 북한과 탈북자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 온 시민운동가들도 최근 출마 여부가 최근 확정됐습니다.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는 서울 도봉 갑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김근태 통합민주당 의원과 맞붙게 됐습니다. 또 김성회 뉴라이트 경기안보연합 상임대표는 경기 화성갑에서, 조전혁 뉴라이트 정책위원회 위원은 인천 남동 을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입니다.

반면 탈북자 구출 등 북한인권 운동에 앞장서 온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부산 강서갑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지만 탈락했습니다.

탈북자를 비롯한 대북 인권운동가들의 출마가 잇따르면서, 그동안 제도권 밖에 머물렀던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정치세력화를 이뤄낼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