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나진과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북-러 철도 현대화 사업이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 대표단이 최근 평양을 방문해 나진-하산 철도 수송을 담당할 합영기업 설립을 논의한 데 이어 북한의 철도상이 다음 달 중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러 철도 협력의 배경과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의 하산을 잇는 철도 56km를 보수하는 북-러 철도 현대화 사업이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러시아 철도주식회사 대표단이 3월 11일부터 15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나진-하산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 수송을 담당할 합영기업 창설을 위한 법적, 기술적 문제에 합의하는 회담을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서울의 `연합뉴스'는 25일 북한의 김용삼 철도상이 4월 중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합영회사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남북한 철도를 잇고 이를 다시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얘기는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북한의 소극적인 태도 등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지지부진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의 철도 전문가인 성원용 박사는 북한이 북-러 철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수입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북-러 철도 수송을 통해 연간 2억 달러 상당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 나진항에 눈독을 들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은 유럽에 수출하는 화물을 배에 싣고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보스토치니 항구에 내려놨습니다. 그 다음에 이 화물은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실려 유럽으로 운송됐습니다.

그러나 보스토치니 항구는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항만 운영권을 다국적 기업이 쥐고 있습니다. 따라서 러시아로서는 극동의 화물을 소화해 낼 새로운 항구가 절실한데, 북한 나진항이 안성맞춤이라는 것입니다. 나진항은 수심이 깊고 선박 접안시설까지 철도가 깔려있습니다. 또 나진항에는 러시아와 같은 광궤 철도가 깔려있습니다. 새로 철로를 깔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철도 현대화 사업이 활발해지자, 한국과 중국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국철도공사'는 러시아 철도공사와 손잡고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의 우스리스크 구간 철도를 공동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도 북한의 나진항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은 그 동안 길림성과 흑룡강성 등 동북 3성에서 만든 제품을 주로 서해안 대련 항구를 통해 수출해왔습니다. 그러나 대련항구는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동북 지역의 훈춘으로부터 93km 떨어진 나진을 도로 또는 철도로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러 철도 현대화 사업에는 걸림돌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낡은 철도를 보수하는 데 상당한 돈이 드는데 러시아가 이 자금을 어디서 마련할지가 불투명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철도 전문가인 성원용 박사는  ‘철의 실크 로드’계획은 남북한과 러시아 3개국 간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사업이어서, 다소 어려움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