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북부의 노르웨이에 지난 2007년 한 해 동안 72명의 탈북자가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7명만이 합법적인 난민 지위를 인정 받았으며, 나머지는 까다로운 노르웨이 이민당국의 심사에 막혀 정부가 제공하는 임시주택에 장기간 대기 중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지 소식통들은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에 이미 정착했던 사람들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끝자락에 있는 복지선진국 노르웨이에 탈북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노르웨이 정부 이민국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72명의 탈북자가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6명의 탈북자가 망명을 신청했던 2006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해 망명을 신청한 72명 가운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거주권을 발급받은 사람은 7명으로, 지금까지  노르웨이 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탈북자는 모두 합해도 10 명을 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노르웨이 현지에서 탈북자들을 돕고 있는 한 소식통은1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탈북자들 대부분은 오슬로와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중부 그롱(Grong) 등 소도시 인근에 거주하며 난민 지위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그롱에 15명, 메르퀘에 7명, 그 밖에 올래슨(Aalesund) 에 10여 명, 북서부 스발베르(Svolvaer) 에 적어도 18명의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한 가정 3명, 그 다음에 혼자 사는 청년이 또 거주권을 받았고 또 한 청년이 4월 8일 날 온데요. 그러니까 다 합쳐서 5명 밖에 없는 것이죠. 나머지는 전부 난민보호소에 있으면서 마냥 기다리는 거죠” 

노르웨이 정부는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나은 난민 지원 정책을 갖고 있지만 망명심사는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부 구롱의 난민보호소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 강석주 씨는 ‘미국의 소리’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2006년 8월 노르웨이에 입국해 망명을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난민 지위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강석주: “온 지 1년반 정도 돼요. 사는 것은 중국에서 잡혀갈까봐 가슴 조이게 살구 그러는 것보다는 많이 낫는데요. 너무 오래 기다리다 보니까…”

중국에서 위조여권을 통해 노르웨이에 입국했다는 강 씨는 언제 나올지 모를 거주권을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 물어볼 때마다 북한에 개인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구. 시간이 오래 걸린다구 기다리라고 그러네요 이해가 안되요 북한에 어떻게 알아보는지”

노르웨이에서 장기간 난민 지위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비단 탈북자들 뿐만이 아닙니다. 이라크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출신 일부 신청자들의 경우 수년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현지 난민단체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노르웨이 이민국(UDI)은 외국인의 망명 심사기간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 길어질 수 있다고 정부 웹사이트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 정부는 그러나 난민 지위를 기다리는 망명 신청자들에게 임시주택 (아파트)를 제공하고 별도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등 관대한 대우를 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내 탈북자들에 유력한 한 소식통은 탈북자들이 1인당 매달 3천 크로나를 정부로부터 지급받는다고 말합니다.

“모든 전기세, 물세는 다 무료구. 거기에 더해서 미국 돈으로 환산하면 6백불 되죠. 3천 크로나니까 6백불이죠.”

세계 최고를 다투는 노르웨이의 살인적인 물가 때문에 이 액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지만 탈북자들은 생활에 큰 불편은 없다고 말합니다. 구롱(Grong)에 거주하는 또 다른 탈북자 김영숙 씨의 말입니다.

“네, 사는 것은 불편이 없어요. 일어나 그저 밥해 먹고 미팅 있으면 고저 미팅도 나가고 그래요.”

노르웨이 소식통은 난민 지위를 인정 받은 망명자들의 경우 정부로부터 한시적인 추가 지원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 완전히 좋은 아파트로 옮겨진 사람들은 2년 간, 아기가 있는 사람들은 3년 동안 정부에서 좋은 임대아파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또 생활비를 충분히 주고, 그러나 2년 내지 3년 동안 직장을 구해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퇴거됩니다”

난민 지위를 기다리는 탈북자들은 대부분 취업자격이 없기 때문에 노르웨이 이민당국이 제공하는 언어교육 외에 딱히 하는 일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탈북자 김영숙 씨는 대기기간이 길어지자 노르웨이를 떠나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탈북자들도 늘고 있다고 말합니다.

“ 만났는데 그런 사람들은 돌아가데요. 어디를 가는지 돌아간다고 하데요. 한 30명 있다가 돌아갔습니다. 지금 이 곳 구롱에 있는 게 열 댓 명 되는 것 같습니다.”

현지 소식통들은 노르웨이 내 다수의 탈북자들은 한국 국적 탈북자, 또는 탈북자로 위장한 중국 조선족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한국말에 익숙하고 한국 여권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르웨이 정부가 탈북자들에게 난민 지위를 쉽게 내주지 않는 이유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말합니다.

한국 내 일부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한국을 떠난 탈북자들이 최근 1~2년 사이 영국, 노르웨이, 독일 등지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들 때문에 정말 보호를 받아야 할 제 3국 내 탈북 난민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