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류 신문들의 북한 핵 문제 보도는 객관적이고 공정하지 않으며, 북한이 괴짜 독재자에 의해 통치되는 후진국이라는 선입견을 기사에 반영하고 있다고 미국의 한 교수가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주류 신문들의 기자들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일축하면서, 자신들은 북한 정부의 입장을 최대한 기사에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와 같은 미국의 주류 신문들이 북한 핵 문제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 소재 조지메이슨대학 사회인류학과의 휴 거스터슨 교수는 ‘비확산지(The Nonproliferation Review)’ 3월호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미국 주류 언론의 보도행태가 미국사회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분별력 있는 여론형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 잡지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몬트레이 국제대학원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연구센터(James Martin 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가 매년 세 차례 발행하는 전문지입니다.

지난 12일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스팀슨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거스터슨 교수는 미국의 주류 신문들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단순한 사실조차 정확하게 보도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거스터슨 교수는 지난 1994년 미-북 간 제네바 기본합의 보도를 예로 들면서, “미국 주류 언론들은 북한의 의무사항인 영변 핵 시설 동결은 빠짐없이 언급했지만,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의무에 대해서는 제각각 달리 기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거스터슨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신문의 기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미국의 의무사항에 대해 ‘식량과 연료’, ‘경수로 1기’, ‘경수로 2기’ , ‘연료와 경수로’ 등으로 기사마다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거스터슨 교수는 또 “지난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이후 유력 신문들은 일제히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계획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며, “그러나 나중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통역상의 오류를 포함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보유를 기정사실화 하기에는 복잡한 측면이 많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말했습니다.

거스터슨 교수는 미국의 유력 매체들이 이처럼 북 핵 관련 보도에서 익명의 소식통에 의존하거나, 북한 측 입장을 반영하지 않아 기사가 불완전하고 편향된 행태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 신문에서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안보 분야를 오랫동안 취재해온 데이비드 생어 기자는, “2002년 켈리 차관보 방북 이후 우라늄 관련 언급은 공식적인 정부 발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언론에 비공식적으로 흘려진 것이어서 많은 언론사들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어 기자는 “북 핵 문제가 아니더라도 취재원들은 기밀정보와 관련해서는 모두가 익명을 요구한다”며, “뉴욕타임스는 북 핵 보도와 관련, 미국 정부의 정보를 검증하고, 북한 측 입장도 반영하며, 행정부 내에서 어떤 논란이 있는지를 확인한다”는 원칙을 설명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외교 전문기자인 글렌 케슬러 씨는 거스터슨 교수의 지적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며 일축했습니다.

케슬러 기자는 “거스터슨 교수는 기사 전체의 맥락, 또는 보충 기사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부 문구만을 떼어와 주장을 펴고 있다”며 “뉴스는 계속해서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이 나올 때마다 추가 보도를 하며, 2002년 불거진 북한의 우라늄 농축 의혹과 관련해서도 북한 측의 부인성명은 물론, 켈리 차관보 방북 당시 북한 관리의 발언도 이듬해 입수해 보도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이 북한을 “유치하고 자아도취에 빠진  괴짜 폭군에 의해 통치되는 고립된 후진국”으로 자주 묘사한다는 거스터슨 교수의 지적에 대해, 기자들은 사설 등 의견란(Op-ed)에서는 그런 표현이 있어도 기사에서는 찾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