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8일 러시아 우주선에 몸을 싣고 우주로 향하는 첫 한국인 우주인이 당초 선발됐던 고산 씨에서 이소연 씨로 전격 교체됐습니다. 관계 당국은 교체 이유에 대해 훈련기간 중 고산 씨의 반복된 보안규정 위반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발사를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갑작스런 조치여서 한국에선 논란의 불씨가 될 전망입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한국의 첫 탑승 우주인이 여성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한국의 교육과학기술부 이상목 기초연구국장은 오늘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4월 8일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할 한국인 우주인을 당초 선발됐던 고산 씨에서 이소연 씨로 교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국장은 오늘 오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우주인관리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이를 러시아 연방우주청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국장이 밝힌 교체 사유는 고산 씨의 훈련 중 반복된 보안규정 위반이었습니다.

“우주인 변경의 주요 사유는 작년 9월 중순 고산이 외부반출이 금지된 훈련교재를 반출해서 훈련규정을 위반했고, 금년 2월 하순 교육과 관련이 없는 훈련교재를 임의로 빌려서 사용하는 등 반복해서 훈련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연방우주청이 지난 7일 탑승 우주인을 고산 씨에서 이소연 씨로 변경해 줄 것을 권고하고 한국 측의 결정을 요청했다고 이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고산 씨와 이소연 씨는 지난 2006년 12월 1만8천대 1의 경쟁을 뚫고 한국인 첫 우주인 후보로 선발됐습니다. 이들은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가가린 우주센터에서 지난해 3월부터 6개월간 훈련 겸 평가과정을 거쳤고, 한국 우주인 선발협의체는 지난 해 9월5일 이소연 씨보다 실습훈련 등에서 나은 평가를 받은 고산 씨를 한국의 첫 우주인으로 선정했었습니다.

고산 씨는 지난해 9월 한국으로 보내는 짐을 싣는 과정에서 실수로 훈련 교재를 넣어 1개월 동안 이 교재가 유출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고 씨의 실수임을 인정해 가벼운 지적으로 사건을 매듭지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순 고산 씨가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훈련교재를 빌린 사실이 드러나 러시아 연방우주청으로부터 강력한 경고를 받으면서 한국 첫 우주인의 영예를 놓치는 빌미가 됐습니다.

이 국장은 “첫번째는 명백한 실수였고 두번째는 더 열심히 하려는 욕심이었다”고 해명하며, “하지만 우주에선 아주 작은 실수가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그만큼 규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교체해야 한다는 게 러시아 연방우주청의 입장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국장은 탑승 우주인의 갑작스런 교체로 계획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두 사람은 고 씨가 정식후보로 선정된 이후에도 함께 훈련을 받아왔으며 훈련 성과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산 씨는 현장 적응력을 평가하는 우주훈련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연구능력은 이소연 씨가 앞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고산 씨의 중도하차가 한국의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건강상 문제가 아닌 규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탑승요원 교체가 이뤄진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한국 정부가 발표한 교체사유가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선 러시아와의 우주과학 분야에서의 향후 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정인석 교수입니다.

“임무수행에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진 않는데, 근본적으로 다음번을 할 때에는 그것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한편 이번에 정식 후보가 된 이소연 씨는 올해 29살로, 한국과학기술원 즉 KAIST에서 바이오 시스템 박사과정을 이수중인 재원입니다. 태권도 공인 3단에 조깅과 수영을 즐기고 교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완주할 정도로 체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산 씨는 이소연 씨와 임무를 바꿔 예비후보로 남아 있으면서 훈련을 계속 받게 됩니다.

한국인 첫 우주인은 오는 4월 8일 오후 5시 16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호를 타고 우주로 나가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며 과학실험 등 우주임무를 수행한 뒤 4월 19일 귀환선을 타고 카자흐스탄 초원지대로 돌아올 계획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