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 6자회담이 계속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회담을 진전시킬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 간 핵심쟁점인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가 난관에 봉착하면서 별다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달 안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전망이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 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 해 채택된 '10.3 합의'를 통해, 북한 핵 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등  비핵화 2단계 조치와 이에 대한 상응조치를 지난 해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곧 수석대표 회담을 열고  합의 이행 사항을 점검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10.3 합의 이행 마감시한인 지난 해 연말을 넘긴지  이미 석 달 째로 접어든 지금까지도 6자회담은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핵화 2단계 조치의 핵심인 핵 프로그램 신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달 중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3월 중에 핵 신고를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힐 차관보는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 6일 뉴욕 콜롬비아 대학교 강연에서,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인 올해 안에 북한이 핵 폐기에 접어들고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들이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등 6자회담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북한이 이달 안에 핵 신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내고, 또한 힐 차관보와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을 잇달아 북한에 파견하는 등 북한의 핵 신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쳤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10.3 합의를 지켜 핵 폐기 단계인 3단계로 접어들면, 미국은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조약, 대규모 대북지원과 동북아 안보체제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10.3 합의에 따른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이 준수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핵 신고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 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 신고를 꺼리는 것은 두가지 우려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은 과연  핵을 포기하면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있을지 크게 우려하고 있으며, 아울러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 특히 미국과의 협력이 정권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언제쯤 북한의 핵 신고가 이뤄지고 6자회담이 재개될 지 예측하기가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힐 차관보가 최근 베이징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 신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워싱턴의 실망이 컸음을 지적하면서,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완전하고 정확하게 핵 신고를 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핵 신고가 계속 지연되고 6자회담이 표류할 경우,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지리한 교착상태가 계속되면서 다시 행정부 내에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져 협상 동력 자체가 약화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계속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고 스나이더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만일 북한이 핵 신고를 계속 미뤄 6자회담이 진전이 없을 경우에도 미국은 북한에게 좀 더 시간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렇게 될 경우 미국이 북한에게 제공할 수 있는 양보 조치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