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평양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이번 공연은 단원들과 관객들이 함께 눈물을 흘린 감동적인 시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단원들은 또 평양에서 만나본 북한측 인사들의 정중하고 솔직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앞으로 미국과 북한 사이의 문화적 교류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에 참가한 한국계 미국인 단원인 미셸 김 (Michelle Kim), 한국 이름 김미경 씨에게 이번 공연은 매우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뉴욕 필의 부악장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인 김 씨는 한국전쟁 중 북한에서 남하한 실향민의 후손으로 북한과의 인연이 깊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공연 중에도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떠올렸다고 말했습니다.

미셸 김: “같은 한국 사람들끼리 떨어져 있다는 게 굉장히 마음이 안좋았고, 그리고 관객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 이 사람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 밖에 안들더라고요.”

뉴욕 필의 더블베이스 연주자로 이번 평양 공연에 참가했던 존 디크 (Jon Deak) 씨는 북한 관객들은 처음엔 감정을 절제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공연이 끝날 무렵, ‘아리랑’이 연주될 때는 관객들이 마치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듯,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디크 씨는 “북한주민들이 아무리 정부의 심한 통제와 감시를 받더라도 눈물 만큼은 계획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크 씨는 “많은 단원들도 무대 위에서 눈물을 흘렸다”며 마치 “마술에 걸린 듯한 순간 (magical moment) 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뉴욕 필 단원들은 이틀도 채 안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난생 처음 방문한 평양의 거리 풍경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습니다. 미셸 김 씨는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춥고 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미셸 김: “평양에 도착을 해서 도시로 들어가니까 첫번째로 느낀게 건물들이 굉장히 낡았다. 그리고 거의 문을 닫은 것 처럼 사람들도 없었고 간판의 글씨 같은 것을 봐도 ‘굉장히 낡았다, 과연 문을 열었을까’하는 생각을 많이하겠금 만들었어요.”

존 디크 씨는 밭에서 달구지와 잘 차려입은 주민들을 목격했고, 거리에서는 차들을 거의 보지 못했다며, 일부 반미 선전물들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습니다.

디크 씨는 평양에서 북한 측의 통제적인 측면이 분명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디크 씨는 북한처럼 매우 가난하고 굶주려 있는 나라에서 저녁만찬 대접을 받아서 한편으로 죄의식을 느끼기도 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만찬장은 특히 단원들이 북한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미셸 김 씨는 북한측 인사들은 굉장히 신중하고 예의가 갖춰져 있었고, 미국에 대해 좋지 않은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디크 씨는 저녁만찬에서 조선국립교향악단장 옆에 앉아서 연주곡목과 악기들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등, 마치 직장동료와 대화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국립교향악단장은 한국전쟁에 관한 디크 씨의 질문에도 잘 대답해주고 당시의 고난에 대해 얘기해줘서 인상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디크 씨는 “북한주민들이 겪고 있는 무서운 일들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으로서 보여준 품위있고 정중하고 솔직한 모습에 매우 감동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평양 공연 다음 날인 27일, 뉴욕 필 단원 4명은 모란봉극장에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연주자 4명과 협연도 하고 다른 단원들은 북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자리도 가졌습니다.

미셸 김 씨는 학생들은 닫혀진 환경 속에서도 음악을 제대로 배우고 연주를 참 잘하는 학생들이었다며, 그러나 악기들의 상태가 안좋아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뉴욕에서 어린이 작곡가들을 가르치고 있는 존 디크 씨도 북한의 고립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실력이 꽤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디크 씨는 학생들은 서양음악을 마치 외국어를 구사하듯 연주해서 약간의 외국인 말투 (accent)가 들렸지만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연주자들은 완벽한 연주를 뽐냈다고 말했습니다.

디크 씨는 이번 평양 공연을 계기로 미국과 북한 간의 긴장감이 다소 완화된 만큼, 앞으로 이런 문화교류가 보다 쉬워지고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미셸 김 씨는 앞으로 북한의 연주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미셸 김: “우리 또한 초대를 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쪽에 와서 우리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한국에… 봤으면 좋겠고.”

한편, 김 씨는 외삼촌 가족들이 북한에 살고 있지만 이번 방북 중에 친척들을 찾아볼 겨를이 없었다며 아쉬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