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근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회사와 개인에 대해, 위안화 무역전용 계좌를 이용한 송금결제를 전격적으로 허용키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과 중국 간에는 그동안 홍콩이나 마카오를 통한 무역대금 송금이나 현금결제 방식이 주종을 이뤄왔다고 합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금융당국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회사와 개인에 대해 중국 화폐인 ‘인민폐’로 무역대금을 결제하는 것을 허용했다는데, 자세한 소식 전해주시죠..

답: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지난달 21일 변경무역결산관리잠정규정을 시행하면서, 길림(지린)성과 요녕(랴오닝)성 단동에서 북한 무역회사들이 중국의 시중은행에 위안화 무역전용 계좌를 개설하고, 송금결제를 통해 무역대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중국인민은행은 또 북한 무역회사들이 중국에 대한 수출로 합법적으로 벌어들인 중국돈 인민폐를 중국내 은행 계좌를 통해 달러나 유로, 엔화 등 다른 외화로도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길림성 정부는 대북한 무역결산 개혁업무 개시회의를 개최하고 국가외환관리국 길림성분국이 제정한 ‘길림성 변경무역 외환관리 실시세칙’을 정식으로 공표하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회사와 개인에 대해 인민폐 무역전용계좌 개설을 허용키로 했습니다.

길림성 정부는 또 북한과 변경무역에 종사하는 중국 무역회사에 대해서도 외화현금뿐 아니라 인민폐로도 무역대금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입니다.

문: 중국 정부가, 북한 무역회사에 대해 중국 내 은행을 통한 중국 위안화의 북한 송금을 허용한 배경은 뭔가요?

답: 지금까지 북한과 중국간 무역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로 무역대금이 홍콩이나 마카오를 통해 송금되면서 대금결제가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금으로 직접 결산하는 방식이 주종을 이뤄 왔지만 북한과 중국 사이에 교역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외화 밀반출과 같은 부작용을 낳았는데,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북한 무역회사가 중국 시중은행을 통해 위안화를 북한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하는 카드를 빼 들었습니다.

더욱이 중국은 지난해 1월 돈세탁방지법 시행에 따라 불법자금이 섞여 유통될 수 있는 관행을 더 이상 방치해두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상황도 이번 조치와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위안화를 달러, 유로와 같은 자유태환화폐의 지위로 격상시키려고 있는 상황에서, 갈수록 유통량이 늘어나는 위안화를 제대로 감시할 수 없다는 점이 자국의 금융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에서 중국인민은행이 지난해부터 북한무역 결제실태에 대해 오랜 기간 검토를 벌여 북한의 무역회사에 대해 중국내 은행을 통한 위안화 송금결제를 허용하게 배경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 북한은 그동안 주로 마카오 현지 은행을 거쳐 송금결제를 해 오다가, 중국에 은행을 설립해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답: 북한과 중국 두 나라는 사회주의권이 붕괴한 뒤 지난 1992년부터 은행간 송금을 통해 무역대금 결제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는데요, 하지만 북한에는 달러 취급이 가능한 중국 은행들이 없어 주로 마카오의 은행을 경유한 송금결제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절차가 너무 번거롭고 대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려 무역거래에 큰 불편을 가져 왔습니다.

북한과 중국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4년 북한의 조선중앙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이 지불결산협의를 체결했고, 이어 북한이 국경지역인 중국 단동에 조선광선은행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조선광선은행은 2005년 한 해 결제실적이 3건에 1211만달러에 그쳤을 정도로 거의 활용도지 못했고요, 더욱이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중국 외환당국이 조선광선은행에 외화취급 업무를 중지하도록 통지한 뒤로 유명무실해진 상태입니다.

문: 그런 이유에서도, 지금까지 북-중 간 무역이 현찰을 주고 받는 결제방식으로 이뤄져 왔는데, 앞서 얘기가 나온대로,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적지 않았겠군요?

답: 네, 북한이 중국에 설립한 조선광선은행의 활용이 부진하고 중국 정부의 규제로 은행이 유명무실해지면서요,

이 때문에 북-중 두 나라 무역은 직접 현찰을 주고 받는 원시적 결제방식이 주종을 이루게 됐고, 이에 따라 무역업자들이 통관 한도를 어기고 대량의 달러나 위안화 현금을 화물 속에 은닉해 오가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일부 무역업자들은 밀가루 포대에 현금을 가득 채우고 화물로 위장해 북한으로 들여가는 일도 있었는데,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 세관에서도 적발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으로 암암리에 들어간 중국 화폐 위안화도 적지 않을 것 같군요..

답: 무역업자들이 세관 몰래 화물 속에 숨겨 현금을 북한으로 들여가면서, 대량의 인민폐가 북한으로 흘러 들어간 뒤 잠식되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는 게 이곳 언론들의 분석인데요,

중국 금융당국은 2006년말 현재 38억위안(한국돈 약 5000억원) 가량의 중국돈 위안화가 북한으로 들어간 뒤 되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로 달러거래가 기피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5년 이후 미국 달러대비 중국돈 위안화 가치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자국 인민폐의 북한 송금을 허용하면서, 앞으로 북한과 중국 간 무역관행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나요.

답: 중국 정부가 인민폐의 북한 송금을 허용함으로써, 지금까지 현금위주로 이뤄져 왔던 북-중 무역대금 결제가 금융기관을 통한 정상적 송금결제로 바뀔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금결제가 편리해진 만큼 교역량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연변조선족자치주 정부는, 이번 조치로 북한과 중국간 무역에서 외화송금이 어려워 무역대금 결산이 원활하지 않았던 근본적 문제가 해결돼 북-중 무역의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주변국가를 위안화 영향권으로 끌어들인다는 이른바 ‘위안화 구역화’ 구상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는데요, 이런 점에서 앞으로 북한의 위안화 경제권 편입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 북한과 중국 간 한 해 교역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답: 북한과 중국간 교역액은 지난 2005년에 13억8천만 달러에서, 지난해는 20억달러 수준에 이르렀는데요, 이처럼 갈수록 북한 경제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온기홍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