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한에 1백40만 t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식량계획, WFP와 대북 지원 민간단체 등은 잇따라 지난 해 큰물 피해의 영향 등으로 최근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 역시 지난 겨울 건조한 기후로 인해 주요 곡물의 생장이 어려워졌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춘궁기를 맞은 북한주민들이 지난 해 큰물 피해의 영향으로 수확량이 줄어든 데다 겨울 가뭄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일 겨울철 이상기후가 가을밀과 보리의 생육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날 '이례적인 겨울기후 현상'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겨울에는 지난 시기 볼 수 없었던 이상기후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며,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눈이 적게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2월21일까지 평양 등 서해안 지방과 동해안 일부 지방에서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으며, 특히 평양과 평성, 사리원에서는 1월 강수량이 0 mm 로 기상관측 이래 가장 적었습니다.

특히 평양에서는 67일, 사리원에서는 59일 동안 비가 내리지 않는 등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 나타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문욱 북한 기상수문국 실장은 이와 관련해 이번 겨울 최저기온이 영하 15도로 내려가는 날이 극히 드물었으며 대소한의 추위도 없었다며, 삼한사온 현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겨울철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삼한사온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번 겨울철에는 중국 화북지역에서 발생한 대륙 고기압이 지속적으로 강화돼 차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됐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춘궁기를 맞은 북한의 식량 사정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구호단체 '좋은벗들'은 최근 발간한 소식지에서 전반적인 식량난으로 한 끼니라도 굶지 않고 무엇이라도 먹는 집은 그런대로 생활 형편이 좋은 편에 속한다며, 하층 주민은 거의 먹을 게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식량난으로 쌀 가격도 올라 2월 초 황해남도 배천군과 용연군, 옹진군의 쌀은 kg 당 1천3백원대, 옥수수는 kg당 7백20원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좋은벗들'은 북한 당국은 농장원들의 식량부족 실태를 파악해 정부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며, 지난 달 중순부터 전국적으로 각 농장원 세대의 식량보유량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는 앞서 북한은 올해 1백40만 t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기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장 피에르 드 마저리 WFP 평양사무소장은 최근 WFP 로마 본부를 통해 보내온 `미국의 소리' 방송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북한은 지난 해 수해의 영향으로 올들어 식량사정이 특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저리 소장은 올해 북한 인구 전체가 먹을 수 있는 전체 기초 식량의 25%, 즉 6백만 명의 연간 식량 분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저리 소장은 WFP는 특히 영유아들이 자라면서 지속적으로 식량 부족을 겪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들이 자라 다시 식량을 충분히 먹지 못하는 산모가 되고, 또 다시 약한 영유아들을 낳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