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인신매매 담당 대사가 중국 내 탈북자들을 상대로 한 인신매매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마크 래곤 대사는 3일 워싱턴의 우드로 윌슨센터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북한과 관련해 세계의 이목이 6자회담에 쏠려 있지만, 인신매매의 희생자로서 탈북자들이 겪는 비극적 상황을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강연에서는 실제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경험한 탈북 여성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마크 래곤 인신매매 담당 대사가 3일 워싱턴 소재 우드로 윌슨센터에서 특별강연을 갖고 중국 내 탈북자에 대한 인신매매 실태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래곤 대사는 “북한과 관련해 세계의 이목이 6자회담에 쏠려 있고,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지난 주 평양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인신매매의 희생자로서 탈북자들이 겪는 비극적인 상황을 절대로 지나쳐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래곤 대사는 식량난 등을 피해 중국에 온 탈북자들이 다시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되는 이중고를 겪지만, 정작 북한과 중국 정부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비난했습니다.

래곤 대사는 “중국에 온 탈북 여성들 중 일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중국 남성의 아내로 팔려가거나, 강제 노역이나 성매매를 당한다”면서 “하지만 북한과 중국 정부는 이를 막거나 처벌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래곤 대사는 이어 “비정부기구나 국제기구도 중국에서 독자적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따라서 중국 내 탈북자가 받을 수 있는 도움은 매우 적다”고 말했습니다.

래곤 대사는 “미국은 탈북자 보호를 위해 중국 정부가 이들에게 난민 자격을 부여할 것을 계속 촉구해왔다”며 “미국 정부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위반이자 현대판 노예제인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해 인신매매와 관련해 북한에 가한 제재 중 일부를 미-북 간 교류 확대 차원에서 해제했습니다.

래곤 대사는 ‘제재 해제가 적합한 조치였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탈북자 인신매매 실태는 여전히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이날 래곤 대사의 강연이 끝난 후에는 중국에서 실제 인신매매를 경험한 탈북 여성의 생생한 증언을 다룬 동영상이 상영돼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동영상은 한국 ‘조선일보’의 특별취재팀이 촬영한 것으로, 탈북여성이 인신매매 브로커의 손에 끌려 두만강을 넘는 장면을 그대로 공개했습니다.

동영상에 따르면 북한 쪽 브로커는 북한 국경의 군인과 미리 짠 후 여성의 손을 잡고 두만강을 건넜으며, 중국 쪽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중국돈 5천 위안을 받고 여성을 넘겼습니다.

25살이라는 이 여성은 물에 젖은 흔적을 보이지 않기 위해 바지를 벗고 팬티만 입은 채 추운 강물을 건너는 안쓰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중국 남성에게 두 번이나 팔려간 경험이 있는 한 탈북 여성은 자신은 중국에서 가장 하층민이지만, 그래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자신의 절반만이라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동영상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다음 달 영국 `BBC 방송'을 통해서도 방영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