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역사적인 평양 공연의 감동이 잦아들면서 미국 언론들은 북한 핵 문제 등 현안에 다시 초점에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북 핵 6자회담의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인터뷰하는가 하면, 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북한이 핵 문제 등과 관련해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을 전후한 분위기와 역사적 의미 등을 연일 자세히 보도하던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공연이 끝난 지 이틀 만에 다시 현안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핵 문제에 대한 언급이 많았습니다.

미국의 24시간 뉴스전문 케이블 방송인 CNN은 모처럼의  평양 취재 기회를 이용해, 북 핵 6자회담의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인터뷰했습니다.

김계관: "두 나라 인민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CNN방송의 기자는 단도직입적으로 이번 공연이 미-북 간 핵심 현안인 핵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지를 물었습니다.

이어 CNN은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았으며 북한은 합의 내용을 이행하는 과정에 있다는 김 부상의 말을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사상 처음 이뤄진 뉴욕 필의 평양 공연이 북한의 개방에 도움이 될지에 대한 신호는 크게 엇갈린다면서, 뉴욕 필에 대한 반응은 개방에 대한 모순된 북한의 입장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신문은 특히 북한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공연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뉴욕 필의 공연을 국영 텔레비전과 라디오를 통해 생중계하도록 허용한 점,  또한 국영 TV는 뉴욕 필의 평양 공연을 보도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공장시찰 등 진부한 뉴스에 이어 6번째 순서로 보도한 점, 그리고 세계 각국 언론이 뉴욕 필의 공연을 주요 뉴스로 일제히 보도한 것과는 달리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공연 다음 날 4면에 간략히 소개한 점 등을 지적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밖에 평양 시내를 둘러본 내용을 전하면서, 김일성 주석 동상과 그 동상에 대한 북한 측 안내원들의 태도, 김정일 위원장과 김 주석의 이름을 딴 꽃들은 엉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김일성 주석의 동상을 둘러보면서 북한의 토지 이용 상황이 알바니아나 루마니아가 독재정권 치하에 있었을 때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엉뚱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뉴욕타임스 신문은 사설을 통해 북한의 조속한 합의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타임스는 '작은 핵 음악'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뉴욕 필의 이번 공연이 북한 핵 폐기의 계속적인 진전을 축하하는 공연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같은 노력이 교착상태에 빠졌고, 적어도 지금 이 순간 그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핵 시설을 불능화하면서도 약속했던 핵 프로그램 목록은 신고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핵 포기 약속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습니다. 타임스는 북한은 먼저 미국이 테러지원국 지정에서 자국을 삭제해줄 것을 원하고 있지만 미국은 완전한 핵 신고가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가 그동안 외교적 협상에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번 만큼은 옳은 입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창의적인 해결책들을 모색하고, 북한이 의무를 이행할 경우 즉각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고 다른 제재도 해제할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신문은 아울러 북한이 시간을 끌수록 미국과 당사국들은 더욱 강경해질 것이며 유엔의 제재 조치도 나올 수 있다면서, “국제사회가 인내심을 발휘하겠지만 인내심도 한계가 있음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