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를 둘러싼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게 모종의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고,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베이징에 남아 이와 관련한 추가 논의를 벌였습니다. 중국이 과연 어떤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는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외교사령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핵 신고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26일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베이징에서 중국의 양제츠 외교부장과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잇따라 만나 북한 핵 신고를 위해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흥미로운 상황은 이튿 날인 27일 발생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을 수행해 중국을 방문했던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 차관보가 베이징에 하루 더 남기로 한 것입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 중국 측과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며 힐 차관보가 베이징에 남아서 추가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힐 차관보가 베이징에 하루 더 남게 된 것은 중국이 북한의 핵 신고와 관련해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국무부는 중국이  제시했다는 새로운 방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우드로 윌슨 센터의 중국 전문가인 마크 모어 연구원은 중국이 제시했다는 새로운 방안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평양을 압박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지렛대가 워낙 제한적이라서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우드로 윌슨 센터의 마크 모어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조지타운 대학의 한반도 전문가인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박사는 중국이 핵 신고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 간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뭔가 단계적인 해법을 내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그 동안 북한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핵 신고’를 요구해왔고, 북한은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이었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동시에 핵 신고와 대북 제재 해제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나가는 방안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박사는 미국과 북한이 하나씩 조치를 취해간다면 상호 신뢰회복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헤리티지재단의 부르스 클링거 연구원은 중국이 좀더 구체적인 중재안을 제시했을 공산이 있다며, 북한의 핵 신고와 관련해 플루토늄과 나머지 문제를 별도로 신고하는 방안을 제시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그리고 시리아에 대한 핵 확산 등 세 가지를 신고하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우라늄 농축과 핵 확산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며 신고할 것이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클링거 연구원은 중국이 이 세 가지 문제를 공개 및 비공개 문서로 신고하는 방안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말해 북한이 신고하겠다고 밝힌 플루토늄은 공개된 핵 신고를 받고, 이와 별도로 우라늄 농축과 핵 확산은 별도의 비공개 문서를 통해 신고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클링거 연구원은 만일 북한의 핵 신고가 이뤄질 경우 그 것은 공개된 핵 신고와 별도의 비공개 핵 신고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 핵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가 순조롭게 풀릴 경우 3월 중에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